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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중과 상연’부터 ‘당신이 죽였다’까지…여성 서사로 불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입력 : 2025-11-01 08:16:38 수정 : 2025-11-01 08:16:37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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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는 유독 ‘여자들의 이야기’로 뜨겁다. 사랑하고,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원망하고, 이해하는 복잡한 감정의 미로 속에서 여성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하고 성장한다. 시대극, 스릴러,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옷을 갈아입으며 여성 서사는 넓고 깊게 확장되고 있다.

 

‘은중과 상연’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너 없이 내 인생 못 논해”…‘은중과 상연’ ‘애마’

 

지난 9월 ‘은중과 상연’은 6~8부작 위주의 OTT 시리즈 시장에서 드물게 15부작으로 승부를 걸었다. 총 14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속에서 김고은과 박지현이 연기한 ‘은중’과 ‘상연’은 10대에서 40대까지의 시간을 통과한다. ‘우정’이라는 간단한 단어로 결코 포착되지 않는 은중과 상연의 세월이 얽히고설킨다. 

 

“천상연을 빼놓고는 내 인생을 논할 수 없다”는 은중의 말, “(은중을) 좋아하기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미웠다. 나만 은중이를 좋아한 게 아니었으니까”​라는 상연의 고백은 작품의 핵심을 관통한다. 사랑하지만 미워하고, 소중하기에 부수고 싶어하는 모순된 감정을 탐사하며, 작품은 여성 서사의 질감이 얼마나 다층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애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앞서 올 8월 공개된 ‘애마’는 1980년대 한국 영화계를 배경으로 여배우들이 견뎌야 했던 폭력과 성적 대상화의 현실을 드러냈다. 두 주인공, 톱스타 ‘희란’(이하늬 분)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 분)의 관계는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여돕여’(여자를 돕는 건 여자) 프레임 어느 한쪽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은중과 상연’은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쇼 5위, ‘애마’는 8위를 기록했다.

 

‘당신이 죽였다’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서사 중심에 선 ‘그녀들’…‘당신이 죽였다’ ‘자백의 대가’

 

곧 공개될 작품들 역시 여성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7일 공개되는 ‘당신이 죽였다’는 가정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살인을 선택한 두 여자의 이야기다. 이유미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조희수’를, 전소니가 희수의 오랜 친구 ‘조은수’를 연기한다. 

 

 ‘당신이 죽였다’ 원작소설 ‘나오미와 가나코’ 표지. 위즈덤하우스 제공

작품은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한다. 폭행을 일삼는 남편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지배당해 벗어나지 못하는 ‘가나코’는 의로운 친구 ‘나오미’의 도움으로 남편을 목 졸라 살해인다. 허나 이들의 살인 계획은 허술했고, 원작 후반부는 살인극에서 도피극으로 전환된다. 이들이 잡힐지, 무사히 도망칠지는 소설 후반부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포인트. 일본에서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영상화한 이번 작품에서, 서스펜스가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를 모은다. 

 

전도연과 김고은이 호흡을 맞춘 ‘자백의 대가’도 여성 투톱물의 흐름을 잇는다. 남편 살해 누명을 쓰고 재판에 넘겨진 ‘안윤수’(전도연 분)가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마녀’라 불리는 ‘모은’(김고은)이 얽히며 긴장을 더할 전망이다. 사랑, 우정, 복수, 해방. 그 모든 서사의 중심에는 이제 ‘그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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