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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눈] 균형발전과 지방선거 그리고 2030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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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섭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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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화국’ 민낯 드러낸 지선
지방 고유 의제 존재하지 않아
투표용지 부족에 청년층 분노
제도 전반 개선으로 이어지길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반가우면서도 아쉽다. 이 대통령은 “5극 3특 체제를 통해 균형발전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며 “우선권 부여 또는 재정 지출에서의 지방 중심을 확실하게 지켜갈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 소재 공기업들의 지방 집중 이전과 재정·산업 정책 전반에 대한 지방 가중치 강제 법안 등의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재정분권을 위한 현재 75대 25 정도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얘기는 없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 논의에서도 그랬다. 이 대통령은 행정통합하는 시·도에 국한해 65대 35라는 수치를 제시한 적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지방세 비중을 10%포인트 올리는 제도화를 의미하진 않았다. 공기업 이전과 지역화폐 차등 지급처럼 결정권은 중앙정부가 갖는 것을 전제했다.

송민섭 사회2부장
송민섭 사회2부장

대한민국호가 수도권이라는 1기통 성장엔진 대신 ‘5극 3특’이라는 8기통을 다는 게 국가 성장에 더 효율적이라는 대통령 상황 인식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물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가속화하는 지방소멸을 늦추고 지역이 경제성장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선의에만 기댈 게 아니라 중앙정부가 틀어쥔 행·재정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해야 한다.

6·3 지방선거 역시 ‘서울 공화국’의 민낯을 드러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시·도교육감을 뽑는 선거였지만 ‘지방’ 고유의 의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대다수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은 지역 맞춤형 자립모델과 생존 전략 대신 국가산단 유치 등 중앙정부의 통 큰 지원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에 집중했다. 생활밀착형 의제 개발에 힘써야 할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은 “계엄 청산”, “폭주 견제” 등 여의도식 정치 구호를 외치는 데 급급했다.

교육감 선거 역시 ‘중앙정치의 대리전’이었던 단체장·지방의원 선거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당 기호도 없는 ‘로또 투표’ 속에서 학교폭력이나 사교육비 폭등에 대한 대안이나 미래교육에 대한 비전 제시는커녕 소수자 혐오와 이념 공세, 진영대결 등 네거티브 정쟁만 벌였다. 정치적 중립을 앞세우면서도 노골적인 여의도 정치식 행태를 벌인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 반감은 광역단체장 선거 무효 투표율의 2.5배인 4.0%라는 수치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 정치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시·도의회 의원 당선자 933명(비례대표 포함) 가운데 39세 이하는 8.25%(77명)에 불과하고 시·군·구의회 당선자(3034명) 중 2030세대는 10.74%에 그쳤다. 지방의회 당선자 중 청년 여성은 2∼3%에 머물렀다. 단체장 선거 결과는 더 참혹하다. 16곳의 시·도지사와 227곳 시장·군수·구청장 당선자 중 청년은 아예 전멸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적정 규모의 청년·여성 정치인이 채워지지 않을 때의 폐해는 꽤 심각하고 만성적이다. 단체장과 의회를 장악한 5060세대는 중앙정부로부터 수조원의 예산을 받아와 공항항만·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도로를 깔고 다리를 놓는 식의 토건 중심 청사진을 내놓는다. 지역 청년들이 바라는 건 안정적인 삶과 커리어를 꿈꿀 수 있는 경제·사회적 인프라인데, 지자체들은 ‘우리 지역서 아이를 낳으면 수백만원을 주겠다’는 식의 모욕적인 현금 살포만 남발한다. 고려대 한강욱 교수가 유튜브 강의 ‘지방선거와 지역 생태계의 붕괴’에서 “이러한 지독한 성별 격차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지속되는 한, 지방선거는 소멸을 늦추기는커녕 소멸을 재촉하는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한 배경이다.

지방선거는 4년마다 돌아오는 중앙 정치권의 판세 측정기가 아니다.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2030세대를 주축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재선거’ ‘참정권 보장’ 요구는 비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부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청년, 지역의 삶과는 유리된,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해묵은 분노가 참정권 훼손 논란을 계기로 폭발한 것은 아닐까. 이번 사태가 중앙선관위 개편은 물론 지방선거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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