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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th BIFF] 프로그래머 추천작 "이 영화 어때요?"

'화장실 블루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3일 개막해 열흘간의 영화 여정을 시작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독립영화 활성화와 신인감독 육성’ 등을 기치로 내걸고 아시아권의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들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개막식 후 4일부터 본격적인 작품 상영이 시작됐다. 이른 아침부터 극장 앞 BIFF 매표소에서는 부산영화제를 즐기러 온 수많은 영화팬·관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앞서 보도된 바와 같이, 개막작과 폐막작이 각각 43초·3분55초 만에 온라인 예매분 티켓이 매진됐는가 하면,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와 김지운 감독의 스크린X(스크린과 좌우 벽면까지 영사하는 기술) 첫 작품 ‘더 엑스’ 등이 순식간에 표가 다 팔려나가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영화별로 20% 안팎의 현장 판매분은 남아있어, BIFF 부스에 서둘러 가면 표를 구매할 수도 있다. 영화의 바다로 출렁이는 10월의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의 다양한 작품들과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2일까지 열리며, 부산 해운대구와 남포동 35개 상영관에서 세계 70개국 301편의 초청작들이 상영된다.

다음은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3인의 추천작.

◆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아시아)-로드무비

‘화장실 블루스(Toilet Blues)’ 감독 디르마완 하타(뉴 커런츠 부문)

안자니는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혐의를 받게 되자 집에서 도망쳐 옛 친구인 앙갈리를 찾아간다. 그는 학창시절에 그녀와 플라토닉한 사랑을 나누었던 친구였는데 가톨릭 사제가 되기 위해서 고향을 떠나려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안자니의 아버지가 보낸 추적자에게 쫓기면서 불안한 여행을 한다.(인도네시아, 2012, 87분)

‘이스트무스(The Isthmus)’ 감독 소파완 분니미트라(뉴 커런츠)

여덟 살 난 딸을 키우는 타이 여인 다. 그의 집에서 일하던 미얀마 출신의 가정부가 죽자 어린 딸이 갑자기 타이어를 말할 수 없게 된다. 다는 자신의 딸이 죽은 가정부와 영적으로 묶여있다고 믿고 이 관계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 가정부의 유일한 친척이 살고 있는 타이와 미얀마의 국경지대로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태국, 2013, 90분)

'마이 보이'
◆ 남동철 프로그래머(한국)-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또 하나의 가족(Another Family)’ 감독 김태윤(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 환자가 발생한 뒤 산업재해로 판정 받기 위해 법정 싸움을 벌였던 실화를 영화로 옮겼다. 택시 기사 상구는 딸이 국내 최대 반도체 공장에 취직한 것을 자랑스러워하지만 2년 뒤 딸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는다.(한국, 2013, 120분)

‘마이 보이(My Boy)’ 감독 전규환(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짝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 이천은 환상 속에서 병원에 누워있는 동생 유천과 즐겁게 논다. 마트에서 일하면서 유천의 치료비를 대느라 허덕이는 어머니는 도자기를 굽는 남편의 친구에게 도움을 받으며 겨우 생활을 지탱한다.(한국, 2013, 99분)

‘셔틀콕(Shuttlecock)’ 감독 이유빈(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사고로 부모가 죽은 뒤 배다른 누나와 동생은 더 이상 같은 집에서 살 수 없게 된다. 유산 1억을 갖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누나 은주를 찾아 민재는 남해까지 여행을 떠난다. 아직 열 살도 안 된 은주의 동생 은호가 민재의 차에 몰래 탄 줄도 모른 채.(한국. 2013, 108분)

◆이수원 프로그래머(월드)–연인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

‘두 의사와 아가씨(Miss and the Doctors)’ 감독 악셀 로페르(플래시 포워드)
*BS부산은행상 후보작

두 형제 의사와 아름다운 바텐더 사이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잔잔한 영화. 아름다운 바텐더와 두 형제의 삼각관계를 통해 인생에 대해 잔잔하게 성찰하는 러브스토리. 보리스와 디미트리는 파리에서 함께 의사로 일하면서 환자들은 물론 서로에게도 정성을 다하는 우애 깊은 형제다. 한 당뇨병 소녀 환자의 젊은 어머니 주디트와 사랑에 빠지면서 이들의 굳건한 관계는 전례 없는 혼란에 빠진다.(프랑스, 2013, 100분)

‘네 몸에서 흐르는 눈물의 이상한 색깔(The Strange Colour of Your Body's Tears)’ 감독 브루노 포르자니(월드 시네마)

해외출장에서 돌아와 아내가 실종된 것을 발견한 회사원이 겪게 되는 악몽 같은 모험담으로 무시무시한 분위기와 살을 에는 듯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신지알로 스릴러. ‘아메르’의 감독들이 내놓은 신지알로 스릴러. 이 영화는 해외출장에서 돌아와 아내가 실종된 것을 발견한 회사원이 겪게 되는 모험담이다. 아내를 찾으려 하면 할수록 남자는 악몽 같은 무자비한 세상과, 어쩌면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는 무거운 분위기 속으로 점점 빠져들어 간다.(벨기에/프랑스/룩셈부르크, 2013, 102분)

'두 의사와 아가씨 '
부산=현화영 hhy@segye.com
사진=BI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