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중음악·무용·민속춤… ‘토요일의 행복’ 국립국악원 ‘해설이 있는 명품공연’ 입력 2014-01-16 22:56:48, 수정 2014-01-16 22:56:48 아침 버드나무 가지에 꾀꼬리 한 마리가 깃들었다. 작고 귀여운 놈이 이 가지 저 가지를 오가며 앙증맞게 울어댄다. 꾀꼬리의 울음과 움직임에 봄의 기운이 완연하다.
매워진 겨울 날씨에 출퇴근길이 힘겨운 요즈음에 뭔 소리인가 싶겠다. 궁중무용 ‘춘앵전’이 이런 심상을 담고 있단다. 무용수는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의상 ‘앵삼’을 입는다.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가슴에는 붉은 띠를 두른다. 손에는 한삼을 끼고 있는데, 꽃무늬를 수놓은 작은 돗자리 위에서 홀로 춤을 춘다. ‘화전태’는 춘앵전에서만 볼 수 있는 춤사위다. 두 팔을 뒤로 모으고 몸을 조금씩 좌우로 향하며 살짝 미소를 짓는 동작인데, 꽃 앞에서의 아름다운 자태를 표현한 것이다. 춘앵전은 1828년 조선 순조 때 효명세자가 어머니의 생신 잔치를 위해 창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25일에 국립국악원 우면당을 찾으면 감상할 수 있으니 아직 먼 봄기운을 당겨서 맛보자. 토요명품공연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올해도 어김없이 ‘해설이 있는 명품공연’이 매주 토요일 열린다. 지난 4일에 시작했는데, 공연을 놓쳤다고 아쉬워할 건 없다. 앞으로도 공연이 풍성하다.
‘수제천’은 담고 있는 의미가 지극정성이다.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이 깃들이기를 바라는 궁중음악이다. 왕이 행차할 때나 춤을 출 때 주로 연주했다. 피리, 대금, 해금, 소금, 아쟁 등 관악기를 중심으로 장구와 좌고를 더한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작곡한 ‘침향무’는 고대의 신라로까지 상상력을 뻗친다. ‘침향’은 인도에서 가장 고귀한 향으로 여겼다. 곡을 듣고 있으면 침향을 피워놓고 법열의 세계로 승화된 춤을 떠올리게 한다는 설명이다. 이 곡이 초연될 당시 연주 중간에 나온 새로운 주법들은 이후 가야금 창작의 새 지평을 열었다. 양손을 사용하는 양수지법, 손톱을 이용한 음향 연출 등이 매력을 더했다.
‘포구락’(사진)은 공 던지기 놀이를 춤으로 표현했다. 고려 때부터 전승되어 온 것인데, 무대 가운데 세워진 구멍이 뚫린 문을 세워 놓고 12∼16명의 무용수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춤을 추다 구멍에 공을 던진다. 공이 구멍으로 들어가면 꽃을 상으로 준다. 꽃 대신 구멍에 무명을 걸어 상으로 주기도 했다. 넣지 못하면 얼굴에 먹으로 점을 찍었다.
해설은 1월에 숙명가야금연주단을 이끌고 있는 송해진 교수가, 2월에는 국악이론의 권위자인 한양대 김영운 교수가 맡았다. 춘앵전, 수제천, 침향무 등을 포함해 21개 프로그램을 무대에 올린다.
전석 1만원이고, 24세 이하 관람객은 30% 할인해 줘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02)580-3300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