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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3만원·노무현은 20만원? ‘대통령 시계’ 중고가격 천차만별

朴대통령 시계 선거법 논란 속 인터넷 중고사이트 거래 눈길
박정희 시계 35만원 가장 비싸

‘대통령 시계 팝니다.’

최근 한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이명박 전 대통령 사인이 새겨진 시계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약(건전지)만 교체하면 된다”며 “택배비 포함 3만원에 주겠다”고 밝혔다. 갈색 가죽 줄로 된 시계 뒷면에는 이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친필 서명이 담겨 있었다. 이 시계 판매 글에는 3시간여 만에 ‘판매 완료’라는 댓글이 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및 당협의원장과 가진 신년인사회에서 친필 사인이 담긴 시계를 선물로 준 것을 놓고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직 대통령들의 선물용 시계가 인터넷에서 거래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전직 대통령들이 선물용으로 만든 시계를 팔거나 산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왼쪽부터 박근혜 대통령, 노태우·전두환·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계.
흥미로운 것은 어느 대통령 때의 것이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가장 비싼 ‘대통령 시계’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것이었다. 1978년 박 전 대통령이 9대 대통령 취임 기념으로 만든 시계는 35만원이 제시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계는 적게는 7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녀 시계 세트는 50만원 수준으로 노 전 대통령 시계와 비슷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계는 이보다 저렴한 수준이었다. 3만∼5만원 사이를 제시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제일 비싼 금액이 10만원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계 3점은 국가정보원장 시계 1점, 모 국회의원 시계 1점을 더해 총 5점을 5만원에 판다는 글도 발견할 수 있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시계를 판다는 글은 없었으나 산다는 글을 통해 가격을 엿볼 수 있었다. 한 네티즌은 “차고 다니기 위해 사려고 한다”며 두 명의 전직 대통령 시계를 각 3만5000원에 살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사인이 들어간 시계는 아직 판다는 글이 보이지 않았고, 구입을 원하는 사람만 있었다. 이들은 구체적인 가격은 제시하지 않고 휴대전화 번호만을 남겼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