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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 문닫는 매장 느는데 경쟁사는 공격 출점

크리스피·미스터도넛은 3년 새 매장수 2배로 늘려
도넛시장 한계 봉착…커피·대용식으로 돌파구 모색

국내 도넛 프랜차이즈 1위인 던킨도너츠의 매장수가 꾸준히 줄어드는 반면, 경쟁사들은 출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매장수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핵심수치로 꼽힌다. 던킨도너츠는 폐점 매장 증가의 이유를 내실다지기라고 강조하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은 던킨도너츠에 견줄 정도로 몸집을 갖추는데 힘을 쏟고 있다.

◇ '업계 1위' 던킨도너츠, 매장수 16% 줄어…크리스피·미스터도넛은 2배로

국내 도넛 시장은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너츠 주도 속에 롯데리아의 크리스피크림도넛, SDK2의 미스터도넛 등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던킨도너츠 매장수가 760개로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크리스피크림도넛과 미스터도넛의 매장수는 각각 123개, 30개다. 이밖에 소형 도넛 프랜차이즈인 벨리트레이딩의 도넛트웰브, 디피파트너스 도넛플랜트뉴욕시티 등이 10여개 남짓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1위 던킨도너츠의 매장수는 3년째 감소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던킨도너츠의 매장수(직영점 포함)는 지난 2012년말 886개에서 2013년말 903개로 단기 고점을 찍은 후, 지난 2014년말 821개로 감소하다 최근 들어 760개까지 쪼그라들었다. 약 3년 반 새 16% 가량의 매장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지난 2014년엔 폐점 매장수(105개, 계약 해지+계약종료)가 신규 개점 매장수(33개)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폐점 비율은 임대료 부담이 큰 서울, 부산, 경기 등에서 높았다. 매장 개설 수요가 줄자 던킨도너츠는 그간 진행하던 창업설명회를 중단하고, 최근 개별적으로 창업문의를 받고 있다. 

도넛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던킨도너츠의 폐점 매장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말 903개에 달했던 매장수는 최근 760개로 줄어들었다. 사진은 최근 폐점한 서울 시내 한 던킨도너츠 매장. 사진=오현승 기자.
폐점 매장이 늘면서 자연스레 매출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비알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던킨도너츠사업부의 매출은 △2012년 2171억원 △2013년 2099억원 △ 2014년 1980억원 △2015년 1872억원 14% 가량 줄었다.

던킨도너츠와는 대조적으로 후발주자들은 공격적으로 신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내 사업을 시작한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지난 2012년말 65개, 2013년말 77개, 2014년말 101개였던 매장수가 현재 123까지 늘었다. 약 3년새 매장수가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2014년 11월 가맹사업을 본격하면서 매장 확대 전략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의 매출은 △2012년 592억원 △2013년 654억원 △2014년 715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700억원 중반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4년 새 약 25%가량 증가했다.

미스터도넛을 운영하는 SDK2는 도넛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SDK2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GS리테일로부터 미스터도넛 브랜드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2007년 4월 미스터도넛코리아와 15년간 미스터도넛 국내 독점적 사업운영계약을 맺었지만, 도넛 시장 진출 7년만에 도넛 사업을 접었다. SDK2는 2014년 인수 당시 14개 수준에 불과했던 미스터도넛 매장수를 현재 30개로 늘렸고 5개 가량의 신규 매장 개장을 준비 중이다.

도넛 프랜차이즈별 출점 전략의 차이에도 불구, 도넛 시장 내 지각변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던킨도너츠가 워낙 압도적인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어서다.



◇ 정체기 극복 방안 '공통과제'…도넛 외 커피·아침대용식 등 강화

업계는 디저트 시장에서 도넛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디저트 시장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3년새 5배 가량 커진 수준으로, 마카롱, 컵케이크, 푸딩, 젤리, 에끌레어 등의 다양한 디저트가 주목받은 결과다. 그러나 도넛 시장은 사실상 정체기다. 국내 식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디저트류 수요가 늘면서 도넛과 같은 종전에 인기를 끌던 디저트가 크게 시선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넛 업계에선 커피 등 음료류나 도넛 이외의 대용식을 강화하는 식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던킨도너츠는 지난 2009년 충북 음성에 로스팅 공장을 짓는 등 커피 분야에 공들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커피나 음료의 마진율은 도넛 등 베이커리류에 비해 20~30% 가량 높다. 또 던킨도너츠는 지난 3월 아침 한정메뉴인 '모닝콤보'와 간편 식사대용식인 '핫밀'을 내놓으며 대용식 부문의 비중을 높이는 모습이다. 

미스터도넛이 판매하는 탄탄멘(왼쪽), 시루소바(오른쪽). 사진=미스터도넛.
미스터도넛도 종전 도넛 및 커피 등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빙수 등으로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미스터도넛은 매장에 따라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얌차메뉴인 탄탄멘, 시루소바 등 면류도 판매한다. 도넛 프랜차이즈로서는 이례적인 시도다.

프랜차이즈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넛 소비영역이 확고하게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빵, 샌드위치, 밥류 및 여러 패스트푸드 등 대체제가 많다는 점이 도넛 시장의 한계"라면서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넛전문점에선 디저트개념보다는 커피나 대용식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