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술에 한국 체력 장착… 73㎏급 세계 최강자 [리우를 빛낼 스타] 〈17〉 유도 재일교포출신 안창림 입력 2016-07-28 17:40:58, 수정 2016-07-28 21: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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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출신으로 일본의 귀화 제의를 뿌리치고 태극마크를 선택한 안창림이 리우 올림픽 유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
남자 유도 대표팀의 안창림(22·수원시청)은 재일교포 3세다. 아버지가 가라테 도장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레 안창림은 유도 선수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학창 시절 그를 두고 동료들은 ‘자이니치’(在日)라고 불렀다. 이는 단순히 일본에 사는 한국인을 이르는 말이지만 그 속엔 은근한 멸시와 차별의 의미가 내재돼 있다. 더군다나 일본의 ‘국기’인 유도를 했으니 오죽했을까. 그러나 안창림은 기량을 갈고닦아 일본 유도 명문 쓰쿠바대학에 진학했고 2학년이던 2013년 전일본선수권대회 학생부 73kg급 정상에 올랐다. 그러자 일본 유도계는 귀화와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제안했다.
그러나 안창림은 안정적인 삶의 유혹을 단번에 뿌리치고 태극마크를 위해 2014년 2월 용인대에 편입하며 한국 땅을 밟았다. 안창림은 “할아버지 세대부터 3대째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국적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태극마크에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에 온 이후 안창림은 2014년 6월 국가대표 3차 선발전 1위를 차지하며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안창림은 “일본에선 기술 위주로 훈련을 하는데 한국은 체력 위주다. 유도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4년 11월부터 안창림은 도복에 꿈에 그리던 태극기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서기 시작했다.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쓸어 담은 안창림은 지난 2월부터는 남자 73kg급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안창림이 리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가 있다. 네 차례 맞붙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오노 쇼헤이(일본)다. 2013년과 201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오노 쇼헤이는 이 체급 최강자다. 지금까지 국제대회 56전 중 49승을 거뒀고 그중 한판승이 36차례나 될 정도다. 안창림도 경계하는 선수로 오노 쇼헤이를 꼽으며 “유일하게 못 이겨본 선수다. 반드시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안창림이 출전하는 남자 73kg급은 2004 아테네에서 이원희(여자 유도대표팀 코치)가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금맥이 끊긴 체급이다. 안창림이 오노 쇼헤이를 꺾고 금메달을 따낼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