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미 아이오와주 유력 신문, 김정은 미국 방문 공식 초청 입력 2017-10-06 06:37:53, 수정 2017-10-06 14:37:32 냉전 시대에 니키타 흐루쇼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미국 방문을 요청해 성사시켰던 미국 아이오와주 유력 신문 드모인 레지스터(The Des Moines Register)가 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미국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이 신문은 이날 ‘흐루쇼프처럼 김정은이 아이오와를 방문할 수 없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농업 외교’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며 김 위원장 초청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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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Des Moines Register 사이트 캡처 |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이 직접 아이오와주를 방문하거나 북한의 대표단을 이곳으로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신문은 “우리가 1955년에 흐루쇼프를 초대했을 때처럼 외교적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우리는 그러나 미국이 적대국으로 규정한 국가의 주민들을 환대해온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면서 “그 대상에는 러시아, 중국, 쿠바가 있고, 북한도 물론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드모인 레지스터는 “우리가 서로 모욕을 주고받거나 미사일 문제를 의논할 생각이 없다”면서 “우리는 옥수수, 소이빈, 돼지, 소, 가금류, 종자, 토양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독일식 김치)와 김치 요리법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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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키타 스루쇼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
드모인 레지스터의 로렌 소스(Lauren Soth)는 1955년에 흐루쇼프 서기장의 아이오와주 방문을 요청했고, 크렘린이 이 초청을 받아들여 흐루쇼프 당시 서기장이 1959년 미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흐루쇼프는 당시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미·소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군사 대결 지양에 합의했다. 소스는 이런 제안으로 1956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흐루쇼프의 미국 방문은 드모인 레지스터와 아이오와주 농산물업계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성사됐다고 이 신문이 밝혔다. 이 신문이 흐루쇼프를 초청하는 기사를 게재한 것을 계기로 미국과 옛 소련이 농업 분야 교류를 시작했고, 하이브리드 옥수수 종자 기업을 운영하던 로즈웰 가스트(Roswell Garst)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흐루쇼프 당시 서기장과 면담했다. 흐루쇼프는 가스트가 운영하는 쿤 레피드스(Coon Rapids) 농장 방문 요청을 수락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세계 농업상(World Food Prize) 위원회의 케네스 퀸 회장은 드모인 레지스터 편집 책임자들과 만난 뒤 이 신문 9월 1일 자에 칼럼을 기고했다. 퀸 회장은 이 칼럼에서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을 포함한 전략적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현재의 긴장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 간 농업 분야 교류가 긴장 완화의 수단이 될 수 있어 이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퀸 회장은 세계 농업상의 국제분야 수상자 팀이 북한의 농업 생산 지원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이 팀의 평가에 따라 관심이 있는 국가들이 향후 10년에 걸쳐 북한의 농업 생산 증대와 신기술 도입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퀸 회장은 또 북한 과학자들을 아이오와주 드모인에서 열리는 세계농업상 심포지엄에 초대했다. 퀸 회장은 북한 대표단 초청장을 테리 브랜스테드 중국 주재 미국 대사에게 보냈고, 오는 11월 자신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이 프로젝트 추진 방안을 중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모인 레지스터 신문은 사설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위협 발언이 흐루쇼프가 ‘우리가 서방 세계를 묻어버리겠다’고 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퀸 회장의 제안은 무리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한 농업부의 부국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2001년 2월 아이오와주를 방문했던 전례가 있고, 그 대표단이 미국에 7주일 동안 체류하면서 아이오와 주립대 등을 방문했었다”고 지적했다. 북한 농업 대표단의 미국 방문은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해 대북 강경 노선을 취하기 시작할 때 성사됐고, 부시는 2002년에 북한을 ‘악의 축’ 국가로 규정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