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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美국방수권법 주한미군 '2만2000명' 명시 왜?

순환배치 병력·韓美연합훈련 고려… ‘주한미군 감축론’ 제동/美2사단, 본토서 6∼9개월 단위 교체/4500→3500→4000여명 등 들쭉날쭉/부대 모두 여단급… 규모 조금씩 차이/
軍 “미군, 병력 정확하게 정하진 않아”/VOA “충분한 재량권 위해 최소 설정”

최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를 통과한 2019 회계연도 미국 국방수권법 수정안(H.R.5515)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 알려진 2만8500명이 아닌 2만2000명으로 규정했다.

국방수권법 수정안은 주한미군 감축이 국가안보에 부합하고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를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국방부 장관의 보증이 없으면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감축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주한미군 병력은 2만8500명이다. 이를 두고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라 6500명이 감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한미군 핵심기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장병이 4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출입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캠프 험프리스는 미국 육군 제8군사령부가 있는 주한미군의 핵심 기지다.
평택=뉴스1
이에 대해 군 안팎에서는 미국 본토에서 6~9개월 단위로 순환배치되는 병력과 한·미 연합훈련 참가 등 다양한 경우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한다.

주한미군의 핵심인 미국 육군 병력은 경기도 동두천에 주둔하던 제2사단 제1기갑전투여단이 2015년 해체된 뒤부터 미국 본토에서 1개 여단이 계속 순환배치되고 있다. 2016년 1월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 소속 제1기갑사단 제2기갑여단전투단 4500명이 순환배치됐다. 이들은 같은해 10월 텍사스주 포트 라일리 기지 소속 제1보병사단 제1기갑여단전투단 3500여명으로 교체됐다. 지난해 7월에는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 소속 제1기갑사단 제2기갑여단전투단 4500명이 한반도에 순환배치됐고, 이들은 올해 1월 조지아주 포트 스튜어트 기지 소속 제3보병사단 제1기갑여단 전투단 4000여명과 교체됐다.
주한 미국 육군 제2사단에 배속됐던 제1 기병사단 장병들이 지난해 7월 경기 동두천 캠프 케이시의 장비와 시설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는 작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본토에서 순환배치됐던 부대는 모두 여단급이지만 병력 규모는 부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군 관계자는 15일 “미국 육군은 규모를 정확하게 정하고 부대를 운영하지는 않아 일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본토에서 순환배치된 부대와 교대한 부대가 신속히 귀국하지 못해 일정 기간 한국에 함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한국에 전개하는 병력도 있다.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하면 2019회계연도 미국 국방수권법 수정안에 주한미군 규모를 2만2000명으로 명시한 것은 순환배치와 훈련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이날 루벤 갈레고 민주당 하원의원실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주한미군 규모는 정규 교대 근무와 훈련 등으로 (2만8500명에서) 2만3400명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며 “충분한 재량권을 제공하기 위해 2만2000명을 최소 수준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