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무시 괜찮나… 직무 태도부터 김건희 여사 문제까지 불안 [이슈+] 檢 인사 대거 기용·대통령실 지인 채용 등 잡음에 입력 2022-07-08 15:23:28, 수정 2022-07-09 18:08:05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고,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행보는 대담하다. 그는 국민의 반발에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포함한 검찰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고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주변을 에워싼 지인들의 채용 논란에도 흔들림 없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데드크로스로 떨어진 긍정평가 지지율에도 별로 의미가 없다며 민생을 우선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가 앞으로도 이런 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정권 초반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넘어섰다는 것은 그만큼 윤 대통령의 정책을 국민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당장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정권 초반부터 거대 야당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고, 자칫 정책 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으로서 계속 민의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윤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여론조사를 보면, 그가 민생을 잘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연일 데드크로스, 보수 지지층까지 돌아서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또는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37%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49%였다.
한국갤럽이 한 조사에서는 첫 ‘데드크로스’로 지난주 대비 긍정 답변은 6%포인트 급락하며 40%대를 밑돈 반면, 부정 답변은 7%포인트 상승했다. 여론조사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것을 ‘데드 크로스’라고 한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10.7%로,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경제·민생 살피지 않는다”… 직무 태도와 부인문제도 부정 평가 많아
이런 부정적인 지지율은 분명 윤 대통령 입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직전 두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가 40%대 아래로 떨어진 시기는 모두 집권 3년 차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가 막바지인 2014년 12월 셋째 주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를 조율하고 있던 2019년 10월 셋째 주에 긍정평가가 40%대로 떨어졌다.
특히, 윤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건 그가 강조한 ‘민생’을 챙기지 않는다는 응답이 높다는 점이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는다’(10%)는 응답이 두 번째로 꼽혔고 ‘직무 태도’가 7%나 지적됐다. 심지어 어느 대통령 때도 거론되지 않던 ‘대통령 부인의 행보’가 부정평가 이유로 2% 나왔다.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악화 등 영향 등 억울한 측면도 있지만, 국민은 당장의 물가 대응책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줄곧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에서야 처음으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주재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6월보다 6% 오르면서 2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사적인 문제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모씨가 윤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일정에 동행한 사실이 알려졌고, 윤 대통령의 외가 6촌인 최모씨도 부속실에서 3급 상당의 선임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민간인이 공적 업무에 개입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팬덤없는 윤석열, 부서지기도 쉬운 지지율
특히 윤 대통령의 경우 정치신인이고, 오래된 팬덤이라기 보다는 전 정권에 대한 비판여론 때문에 반짝 인기를 등에 업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지지율 하락이 더욱 우려스럽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팬덤이 약한 상황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논란과 직무 태도 등은 보수층이 쉽게 등을 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팬덤 부제를 꼽았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팬덤이 없는 대통령”이라며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팬덤이 원래 있는 정치인이었는 데다, 탄핵 직후에 집권한 것이기 때문에 지지율이 굉장히 높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팬덤이 없고 정상적인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에 대해선 여러 분석이 나올 수 있지만 이런 정권 초기 데드크로스가 결국 국정운영 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공통으로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3선의원은 “물가상승과 김건희 여사 문제 등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정권이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업적을 쌓을 정권 초기에 데드크로스 현상은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한번 급락한 지지율은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봤다.
또 다른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2024년까지 여소야대 국회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고, 이후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며 “그런데 정권 초기에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은 여당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취임 두 달도 안 된 윤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잃을 경우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등 산제한 현안들이 속도감 있게 처리될 수 없다”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정책 개발과 실행에 힘이 실릴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