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녹화중계하고 있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 일본의 경기 장면만은 일절 내보내지 않아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TV의 25일 월드컵 녹화중계 일정에는 전날 10시에 치러진 한국과 우루과이 경기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한국 경기 직전에 열린 스위스-카메룬 경기와 직후에 열린 포르투갈-가나 경기 중계는 잡혔다.
북한은 월드컵을 생방송이 아닌 녹화본을 편집해 하루 3경기씩 방영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 경기뿐 아니라 미국-웨일스전과 일본-독일전도 중계에서 제외했다. 북한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도 한미일 3개국의 경기를 단 한 차례도 중계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한국이 참가한 경기를 내보냈다. 특히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한국팀의 16강전(이탈리아전)을 중계한 데 이어 제2연평해전(6월 29일)으로 남북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된 직후인 7월 1일에도 한국의 준결승전(독일전)과 3·4위전(터키전)을 녹화 중계했다. 당시엔 일본(터키전)과 미국(독일전)의 경기도 중계방송을 했다.
북한은 당시 월드컵 개최국이 한국이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다가 7월 2일 북한 주민이 청취하는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의 논평 프로그램에서 뒤늦게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2006년 독일 월드컵의 한국(토고전) 경기를 녹화중계했는데, 당시 경기 해설을 맡은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은 한국팀 박지성 선수의 활약을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상파 3사(SBS·KBS·MBC)로부터 한반도 중계권을 양도받아 북한에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