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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獨 대원과 다툰 뒤 환불 거절한 모텔…광주 시민 “대신 내겠다” 70만원 기부

의사소통 문제로 대원들과 모텔 업주 간 갈등…경찰 출동해 업주 방실침입 혐의 등으로 입건
獨 대원들 112 신고 취소·업주 처벌하지 마라는 의사 밝히고 숙소 옮겼으나 업주는 숙박요금 환불 요청 불응
서구 주민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틀치 숙박비 기부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을 떠난 독일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 기숙사에 입소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참석차 방한한 독일 대원들이 숙박업소 주인과 객실 문제로 갈등을 빚은 데 대해 광주 서구의 한 주민이 숙박비를 대신 보상하겠다고 나섰다.

 

15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전날 오전 주민 A씨는 서구 총무팀에 “독일 잼버리 대원들에게 숙박비를 대신 환불해주고 싶다”고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독일 잼버리 대원들은 서구 한 모텔에 2박3일 동안 머무르기로 했으나, 의사소통 문제가 불거지자 숙소를 옮기고 업주에게 숙박비 환불을 요구한 바 있다.

 

앞서 10~20대 독일 대원 22명은 12~14일 사흘 동안 서구의 한 모텔 객실 9개를 숙박요금 105만원을 지급해 예약했다.

 

이들은 첫날밤을 자고 13일 오전 9시쯤 시내 관광을 위해 모텔을 나가면서 60대 업주에게 “객실을 청소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대원들은 관광에 나서면서 업주에게 개인 소지품 등이 있다는 이유로 “방 문을 열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돌아왔을 때 업주가 객실을 청소하고 문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문이 아예 열리지 않은 객실 1곳에는 업주가 왜소한 10대 소년에게 창문을 통해 들어가 개방하도록 하면서 감정다툼으로 번졌다.

 

대원들은 업주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이들의 폭행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했다. 업주는 대원들의 신고에 따라 방실침입 혐의 등으로 입건됐었다.

 

독일 대원들은 “개인 소지품이 있어 청소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 업주가 왜 객실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우리와 상관없는데, 문이 고장 났다며 화를 냈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업주는 “대원들이 객실 청소를 하라고 말했다”, “시설을 함부로 사용해 문이 고장이 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독일 대원들은 경찰관의 통역을 통해 의사소통 문제로 서로 오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112 신고를 취소했다. ‘업주를 처벌하지 마라’는 의사를 밝힌 뒤 숙소를 광주 동구의 다른 모텔로 옮겼으나 해당 업주는 숙박요금 70만원 환불 요청은 응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소식을 접한 A씨는 서구에 이틀치 숙박비에 해당하는 70만원을 기부했다. 서구는 전날 저녁 숙박비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뉴스 기사를 보고 (갈등 상황을) 접하게 됐다”며 “우리 구를 방문한 손님이니 (숙박업소 주인) 대신 숙박비를 환불해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서구 측은 설명했다.

 

A씨는 “갈등이 완만히 잘 해결되길 바란다”며 “잼버리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광주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