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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차기 부사령관에 캐나다 데릭 맥컬리 장군 내정

웨인 에어 장군 이어 캐나다인으로 두 번째
유엔사 "캐나다의 한반도 평화 기여에 감사"

유엔군사령부의 새 부사령관에 캐나다 육군 장성이 내정됐다. 유엔사 부사령관직이 미국 이외의 나라들에 개방된 2018년 이래 캐나다 장성이 그 자리를 맡게 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캐나다는 6·25전쟁 당시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유엔군 일원으로 보내 한국을 도운 나라다.

캐나다 육군의 데릭 매컬리 장군.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함과 동시에 유엔군사령부 차기 부사령관을 맡기로 내정된 상태다. 유엔사 SNS 캡처

유엔사는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캐나다 육군의 데릭 매컬리 장군이 신임 유엔사 부사령관에 내정됐음을 알렸다. 유엔사는 “캐나다가 매컬리 소장을 중장으로 진급시켜 차기 부사령관으로 지명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매컬리 장군이 한국에 부임하는 시점은 2024년 1월이 될 전망이다. 현 앤드류 해리슨 부사령관(영국 육군 중장)은 그에 앞서 오는 12월 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컬리 장군은 1989년 사관후보생 과정을 수료하고 육군 소위로 임관한 이래 34년가량 복무한 베테랑 군인이다. 2015∼2016년 이라크로 파병돼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캐나다 육군 제5사단장, 육군참모총장 직무대행 등을 지냈다.

 

1950년 7월 유엔사 창설 이후 오랫동안 사령관은 물론 부사령관도 미군 장성들이 도맡았다. 그러다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사상 처음으로 캐나다 육군의 웨인 에어 중장이 유엔사 부사령관에 취임했다. 에어 중장은 2019년까지 복무하고 귀국했으며 이후 대장으로 진급해 현재는 캐나다군 서열 1위인 국방참모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 뒤 호주 해군 중장 스튜어트 메이어 제독(2019∼2021년 재임)을 거쳐 해리슨 현 부사령관이 2년가량 유엔사의 ‘2인자’ 역할을 해왔다. 캐나다, 호주, 영국을 거쳐 다시 캐나다한테 돌아가는 셈이다.

2018년 8월 웨인 에어 당시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이 기자들을 상대로 발언하는 모습. 에어 장군은 유엔사 근무 후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해 현재는 캐나다 국방참모총장을 맡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캐나다는 6·25전쟁 당시 2만6791명의 병력을 보내 한국을 도왔다.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숫자다. 캐나다는 또 미국, 호주, 태국과 더불어 육·해·공군을 모두 한국에 파병한 네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캐나다 참전용사 중 516명이 전사했으며 그 대부분인 381명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한국과 캐나다는 말 그대로 ‘피로 맺어진’ 혈맹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유엔사는 “우리는 캐나다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지속적으로 기여한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