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건국절 추진 안 해… 경축식 와달라” 광복회장 “인선 철회하라” 독립기념관장 ‘뉴라이트 논란’ 입력 2024-08-12 18:44:11, 수정 2024-08-13 06:40:38 뉴라이트 성향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12일 세 차례 편지를 써 임명을 만류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을 테니, 8·15 경축식을 참석해달라고 한 대통령실 요청에도 “김 관장 인선을 철회해 달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자칫 잘못하면 정권에 굉장한 부담을 줄 것이라 생각해 윤 대통령에게 세 번 편지를 보냈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끝내 김 관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서는 “위기라고, 계속 경고를 했는데도 네 편지는 내가 볼 필요가 없다는 선언으로 듣고 있다”며 “모욕감을 받았습니다. 우리 회원들의 분노는 더 (컸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오영섭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장을 마포경찰서에 고소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오 위원장은 김진 광복회 부회장이 후보로 나선 것과 관련,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며 이 회장의 임추위 활동을 막았다. 그러나 오 위원장은 자신이 연구소장으로 있던 대한민국 역사와미래재단 이사장을 관장으로 앉혔다는 취지다.
이 회장은 8·15 경축식 불참 의사도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격앙된 분위기에서 제가 자칫 행동을 잘못하면 전부 흥분해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제가 책임질 수 없다”며 “경축식에 나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정부를 돕는 것”이라고 했다. 면담에 배석한 박태서 국회 공보수석에 따르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이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을 테니 경축식에 와달라’는 취지로 경축식 참석을 요청했고, 이 회장은 “문제의 인사 임명을 철회해달라”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이 회장은 우 의장에게는 경축식 참여를 권했다고 한다. 박 수석은 “의장은 삼부요인이자 입법부 수장인데 국가 행사에 가지 않는다면 국회의장이 정당인으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참석하라고 이 회장이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이와 관련 “여러 의견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박 수석이 전했다. 한편 김 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한 광복회와 야당을 향해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하듯 인민재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광복회가 나를 (뉴라이트로) 매도한다”며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부당하게 비방하는 것에 대해 엄중한 법적 대응도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사퇴 의사는 없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김 관장은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편 가르기 한 적이 없고, 두 분을 비롯한 다수의 독립운동가를 ‘건국의 아버지들’로 함께 인정하자고 주장했다”며 건국절 제정 주장에도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이 기자회견에 나섰지만 반발은 여전하다. 전임 독립기념관장인 한시준 전 관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관장에 대해 “일제에 협력했던 사람들을 다시 재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인데, 독립기념관 건립 취지와 성격에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광복절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관장은) 친일인명사전을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독립기념관을 친일파 명예 회복을 위해 존재하는 위원회로 추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도 8·15를 광복절이 아니라 건국절로 생각하는지 밝혀라”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주당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 등 야6당은 이날 김 관장 임명철회 촉구 국회 결의안을 발의했다. 야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상임위 현안 질의를 통해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백범 김구 선생 장손인 김진 광복회 부회장과 광복군 후손인 김정명 한국과학기술대학원 석좌교수가 탈락한 것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따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