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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모르던 새색시 시절, 혜영씨는 공인 중개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공인 중개사 시험에 합격하여 그 이듬해부터 사무실을 얻어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30대 초반이라 순발력도 있고 머리회전도 빨라 손님들이 어떤 물건을 찾는지 알아차리고 데리고가면 척척 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늘이 같이하는 것 같았다. 손대는 곳마다 터지는 대박, 정말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4년쯤 일을 했을까? 여관을 샀다. 여관에서 나오는 숙박비, 모으고 또 모아서 큰 빌딩을 사고 싶었던 것이다. 아흔 아홉 섬의 추수를 하는 농부가 일백 섬의 나락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리고 몇 년, 숙박업이 잘되던 중에 불이 났다. 이를 어쩌면 좋은가? 다 타버린 것이다. 투숙객이 죽고 벌금을 물고, 참으로 어려운 날들이 지나 갔다. 생각하면 너무도 끔찍한 날들...... 그래도 살아야 했다. 고만 고만한 아이들이 엄마만 쳐다보고 있는데, 차마 뿌리치지 못하겠더란다.

인명피해가 심해서 여관을 팔 수밖에 없었다. 보상해 주고 정리를 다 하고 나니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그리고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일을 하려고 취직을 했는데 그때 일이 생각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남편은 남편대로 마음 한구석에 씻지 못할 상처를 안고있고 전전긍긍하면서 살아온 생활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혜영씨는 말한다. "인생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는 것이 인생이란다. 지금은 마음을 비우기로 했단다. 제아무리 계획대로 살아 보고 실천하려해도 어딘가 틈이 있어 새 나가기 마련이고 쪼들리긴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신용불량자가 되어 마음대로 통장 하나 개설 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마음은 편하단다. 그리고 또 한가지 터득한 것이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언니나 친척 중에 어떤 일을 하면 잘되는 것을 봤는데, 자기도 똑 같은 조건으로 일해 보려고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더란다.

그리고 또 하나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라는 것이다. 어느 곳에 신경을 투입하면 그만큼의 댓가가 돌아오더라는 것이다. 처음에 말한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사라고 말한 것과 상반된 내용일진 모르지만 그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온전히 비운 빈 마음으로 살아가니 한결 가볍다고 한다. 내가 살아가는 곳에 정답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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