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에 관심을 둔 윤 대표의 눈에 들어온 분야는 스포츠의류, 그 중에서도 ‘퍼포먼스 기어’라는 분야였다. 땀을 많이 배출하는 운동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특수 소재를 정밀하게 봉제 가공한 스포츠에 최적화된 전문의류다. 그는 이 시장의 가능성을 눈여겨 보게 됐다.
2000년대 초반 당시나 지금이나 가장 큰 퍼포먼스 기어 업체는 미국의 ‘언더아머’다. 무명의 미식축구 선수가 하루에 서너 번씩 땀에 젖은 면티를 갈아입어야 했던 체험을 바탕으로 만든 기능성 스포츠 속옷이 지금은 나이키를 누르고 이 분야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귀국해 시장 조사를 거쳐 2004년 스켈리도를 설립했다. 주변에선 “스포츠 천국인 미국과 달리 아직 국내에는 그 같은 전문 스포츠 의류 시장이 형성 안 돼 위험하다”고 모두 말렸다. 하지만 윤 대표의 확신을 꺾기는 힘들었다. “언더아머와 미국 시장 2위 업체인 WSI 제품을 분석해보니 국내에 진출하기에는 높은 배송비 때문에 힘든 형편이었고 또 원단이 국산보다 매우 품질이 낮은데도 가격이 비쌌습니다. 그리고 단체 주문이 중요한데 납기일을 맞추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토종 제품을 만들어보겠다는 결심이 섰지요.”
초기단계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수준 높은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우선 ‘쿨맥스’ 등 기존 기능성 섬유를 뛰어넘을 소재를 찾는 데 고생했다. 그 결과 국내 벤처업체 벤텍스에서 만든 ‘드라이존’을 발견했다. 1초 만에 마르는 인공지능 수분센서, 초경량, 공기순환, 보온·보냉, 향균,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우수한 소재였다. 두번째 어려움은 몸에 딱 들어맞는 제품을 만드는 일이었다. 프로야구단 LG트윈스를 무작정 찾아가 선수들에게 제품을 “입어봐달라”고 부탁했다. 또 축구, 등산, 골프 등 다양한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옷을 입혀보고 치수를 잰 후 다시 디자인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한국인 체형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대표는 한의학의 지식을 접목해 몸의 통증점과 인대점을 눌러주는 ‘스파이더 라인’을 개발, 스켈리도 제품의 특징으로 만들었다.
창립 3년째인 지난해 스켈리도의 매출은 30억원대. 국내 프로야구 6개 구단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등에 공식 언더웨어로 납품되고 있으며 등산·인라인 동호회 등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더욱 도약할 계획이다. 아직까진 오로지 스켈리도 홈페이지(scelido.co.kr)에서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제품 라인을 다양화해 서울 중심가에 전용상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또 미국 유수의 의류유통업체와 제휴, 미국 전역에 진출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대기업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대량 납품해 달라는 제의도 들어왔지만 독자적으로 한 우물을 파자는 생각에 거절했다”며 “나이키, 아디다스 등도 이 분야에선 우리보다 후발업체로 제품력도 뒤떨어지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윤진혁 대표 프로필
▲1967년 서울 출생
▲상지대 체육학과·조지아스테이트 칼리지 스포츠마케팅·국민대 스포츠 경영대학원
▲2002년 J&R인터내셔널 공동창업
▲2004년 스켈리도 스포츠 설립
▲1967년 서울 출생
▲상지대 체육학과·조지아스테이트 칼리지 스포츠마케팅·국민대 스포츠 경영대학원
▲2002년 J&R인터내셔널 공동창업
▲2004년 스켈리도 스포츠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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