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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클럽’ 중심으로 본 예능프로의 변화

입력 : 2008-01-31 13:33:37 수정 : 2008-01-31 13: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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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간판 예능프로 ‘무한도전’이 최근 시청률 30.4%(TNS 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일반적으로 비드라마 장르가 ‘꿈의 시청률’이라는 30%대를 도달하기란 쉽지 않은 일. 다시 보기 서비스가 일반화된 요즘 이 수치는 더욱 도달 불가능한 희망이 됐다. 그렇다면 2000년 이후 지금까지 30%를 돌파한 예능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을까.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의 자료를 토대로 지난 8년간의 시청률 순위를 살펴봤다. 조사 결과 시트콤과 단발성 특집, 연예 매거진 프로를 제외하고 ‘30% 클럽’에 이름을 올린 건 ‘개그콘서트’ ‘서세원쇼’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이상 KBS 2TV) ‘기분 좋은 밤’(SBS) ‘일요일 일요일 밤에’(MBC) 등 총 5개. 모두 37번 30%를 넘었다. 이들을 통해 2000년 이후 예능이 토크 대결에서 콘서트형 스탠딩 개그, 리얼 버라이어티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 ‘서세원쇼’ 토크쇼 전성시대

◆누가 더 웃기나…토크쇼 전성시대 ‘서세원쇼’(2000)

KBS 2TV ‘서세원쇼’는 토크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주사위 토크, 배틀 토크, 삼행시 토크 등을 통해 ‘말하기’에 ‘대결’을 결합한 것. 당시 이 프로의 인기는 최고였다. 다음날 아침이면 ‘서세원쇼’에 등장한 이야기가 회자했다. 밤 11시에 하는 방송을 보려고 군대 내무반이 취침을 미뤘을 정도. ‘개인기’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했고 유재석 윤다훈 김지훈(듀크 멤버) 배기성(캔 멤버) 등이 이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그 여세를 몰아 2000년 2월 29일 시청률 34.8%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역대 예능프로 2위 성적이다. 30% 돌파는 총 세 번이다. 이 프로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홍렬쇼’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김혜수의 플러스유’ 등 1990년대 중후반부터 이어진 정통 토크쇼가 힘을 잃는다. 대신 ‘놀러와’ ‘야심만만’ 등 대부분의 토크 프로가 입담 대결 형식을 기본 포맷으로 사용한다. 말하자면 ‘서세원쇼’는 2000년 이후 다양하게 분화되는 토크쇼의 물꼬를 튼 것이다.

2003년- ‘개그콘서트’ 콘서트형 개그

◆콘서트형 개그무대의 전성기 ‘개그콘서트’(2003)

99년 첫선을 보인 ‘개그콘서트(개콘)’는 한국 코미디의 지형을 바꾼 프로그램이다. ‘개콘’의 등장으로 향후 4∼5년간 예능 최강자는 콘서트형 개그 프로의 차지였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개그야’ ‘폭소클럽’ 등의 아류작들도 동반 인기를 얻었다.

‘개콘’은 ‘유머 1번지’ ‘웃으면 복이 와요’ 같은 콩트형 코미디가 개그 콘테스트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동안 높은 인기를 누리던 시트콤 역시 즉흥적이고 휘발성 강한 입담 개그 앞에서 퇴조하게 된다.

개콘의 절정기는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지금은 10% 중반대로 떨어졌지만 이때만 해도 30%는 예사, 무려 25번이나 30%를 넘었다. 2003년 8월 31일 기록한 35.3%는 역대 예능 시청률 1위다. 당분간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다.

당시 심현섭 강성범 김준호 박성호 등 인기 멤버가 대거 SBS ‘웃찾사’로 옮겨가면서 위기를 맞는 듯했으나 과감히 신인을 기용해 위기를 돌파한다. ‘생활 사투리’ ‘우격다짐’ 등의 코너로 정종철 정형돈 이정수 등이 이때 스타로 부상했다.

2008년- ‘무한도전’ 리얼 버라이어티

◆실제상황 캐릭터 버라이어티 ‘무한도전’(2008)

‘무한도전’은 이제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을 상징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못난이 같은 고정 멤버에게 캐릭터성을 부여하거나 매회 다른 설정을 통해 출연자의 정제되지 않은 반응을 그대로 보여주는 형식은 이 프로의 전매특허.

색다른 실험이 먹혀들면서 ‘무한도전’의 인기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른다. 출연자들은 개그맨으로는 드물게 아이돌 그룹처럼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각종 예능프로와 CF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9일 처음으로 시청률 30%를 돌파했다. 이는 2003년 12월 28일 ‘개콘’이 30.0%를 찍은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무한도전’은 2005년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로 시작했다. 초반에는 낯선 형식으로 외면받았지만 현재는 예능계를 선도하는 대표주자가 됐다. ‘라인업’ ‘강호동의 1박2일’ 등 대부분의 버라이어티가 ‘무한도전’을 벤치마킹했다. 이 때문에 한때 예능계를 주름잡던 토크쇼와 콘서트형 개그 무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야심만만’의 쓸쓸한 퇴장이 대표적이다.

이성대 기자 kkarisna@segye.com
■역대 시청률 상위 예능프로그램
프로그램명 시청률(%) 30% 넘긴 횟수
개그콘서트 35.3(03.08.31) 25
서세원쇼 34.8(00.02.29) 3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34.2(00.02.27) 4
기분 좋은 밤 33.6(00.01.07) 4
일요일 일요일 밤에 30.1(02.06.23) 1
자료:AGB닐슨, 2000.01.01∼2007.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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