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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출간 논란

입력 : 2008-03-23 16:42:33 수정 : 2008-03-23 16: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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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역사 해석과 전혀 다른 시각을 담은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기파랑)가 23일 출간됐다. 책은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모여 ‘교과서포럼’을 결성한 2005년 1월 25일로부터 3년 만에 나왔다. 교과서 포럼은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해서 기존 고등학교용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와 인기 도서인 ‘해방 전후사의 인식’(해전사) 등의 역사책들이 ‘좌파적 역사 해석’을 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결성한 단체였다.

기존의 역사 인식을 뛰어넘는 해석으로 4·19 단체 등과 충돌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어왔던 ‘대안교과서’의 정식 출간으로 계기로 학계의 논란도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대안교과서’는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시종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여러 번 표출했다.

먼저 해방정국을 기술한 부분. 이승한 초대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기틀을 잡는 데 동시대 어느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커다란 공훈을 세웠다”고 평가한다. 반면 김구 임시정부 초대 주석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기술하는 등 낮춰 평가했다. 김일성에 대해서는 1937년 항일 투쟁으로 “민족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전하지만, 북한 정권 수립을 전후로 평가가 갈린다.

일본의 식민 지배기에 대한 평가도 기존 시각과는 크게 차이를 드러냈다. 식민지 시대를 폭력적 억압체제가 가동된 시기로 규정하면서도,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하게 해 근대 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또 일본이 토지 수탈을 위해 토지조사사업을 펼쳤다는 주류 사학계의 평가와 달리, 토지 재산에 대한 증명제도가 완비돼 토지거래가 활성화되고 이를 담보로 한 금융이 발전했다고 기술했다.

구한말 독립 운동에 대한 시각도 궤를 달리했다. 탐관오리 횡포 척결과 노비문서 소각을 요구한 동학농민군의 활동에 대해서는 실제 그런 역사적 사실이 없다고 부정했으며, 실패한 개혁으로 평가받는 갑신정변의 주역들에 대해서는 “근대화를 추구했던 선각자들로 적극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필진은 이영훈 교수와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 등 모두 12명이었다. 필자들은 앞서 2006년 2월 ‘해전사’를 비판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썼던 이들이 다수 참여했다. 따라서 대안교과서는 방대한 논문집인 ‘재인식’의 성과를 교과서로 재편집한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기존 주류 역사학자들이 시종일관 비판했듯이, 이번 집필진에도 정통 역사학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이 교수는 “기존 역사학계가 특정 사관에 빠져 역사왜곡을 하는 등 역사를 다양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일본 우익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내놓은 역사 교과서의 한국판”이라고 비판해 왔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역사학자들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중요시하는데, 이번 집필에 보수적인 이념을 가진 전공자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3년 동안 이념의 궤를 같이하는 보수적 연구자들도 참여를 미루는 사이에 비전공자들이 모여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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