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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맞는 인권영화 ‘시선’ ‘별별’ 시리즈

입력 : 2008-04-18 14:42:23 수정 : 2008-04-18 14: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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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별별 편견' '삐딱한 시선' 풀어내… 작은 웃음, 큰 감동
인권 영화 ‘시선’과 ‘별별’ 시리즈가 벌써 6편째를 맞았다. 이 시리즈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을 높이려고 2002년부터 시작한 실사와 애니메이션 영화 프로젝트다. 그동안 극 영화 ‘여섯 개의 시선’ ‘다섯 개의 시선’ ‘세 번째 시선’과 애니메이션 ‘별별 이야기’가 선보였고 올해는 두 편이 잇따라 찾아온다. ‘별별 이야기 2-여섯 빛깔 무지개’가 17일 개봉한 데 이어 ‘시선 1318’이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그동안 이 프로젝트는 요란하지 않지만 꾸준히, 강렬한 임팩트는 없지만 긴 여운이 남는 접근으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시선’과 ‘별별’ 6편의 발자취=제목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시리즈는 몇 개의 단편으로 묶인 옴니버스 형식이다. 6편의 총 에피소드는 모두 34개, 참여 감독은 37명이다. 박찬욱·박진표·류승완·장진 등 한국 영화계 대표 감독은 물론 노동석·전계수 등 신인 감독들도 다수 참여했다. 이 중 안동희·류정우 감독(‘별별 이야기 2’의 ‘세 번째 소원’)은 부부, 김곡·김선 감독(‘세 번째 시선’의 ‘BomBomBomb’)은 형제다. 이들은 인권이라는 큰 틀 아래 우리 사회의 다양한 편견과 차별의 문제를 풀어놨다.

주제별로 보면 총 34편 중 장애·남녀문제가 4편으로 가장 많았다. 외모·이주노동자를 다룬 작품이 3편으로 뒤를 이었고 비정규직·성적 소수자·인종·가족 등도 2편이나 됐다. 특히 ‘시선 1318’은 5편 모두 청소년 인권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꾸렸다. 실사 영화인 ‘시선’ 시리즈보다 ‘별별’ 시리즈가 애니메이션 특성상 인권 문제에 좀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접근했다.

작품별 평균 제작비는 4억∼5억원 선으로 독립영화 수준이다. 인권위가 전액 지원하지만 국회의 예산안 심사를 거치다 보니 매년 제작비에 차이가 난다. 첫 영화인 ‘여섯 개의 시선’이 3억5000만원, ‘세 번째 시선’이 5억5000만원 정도였다. 애니메이션은 극 영화보다 조금 더 많다.

인권위원회는 제작만 하고 배급은 민간이 담당한다. 그동안 CJ·청어람 등 굴지의 업체들이 배급을 맡았다. 이 중 ‘여섯 개의 시선’과 ‘다섯 개의 시선’은 각각 관객 3만2171명(57개 상영관)과 1만2439명(18)을 동원하며 제작비 대비 흥행에도 성공했다.

대부분의 감독은 ‘노 개런티’로 연출을 맡았다. 일부는 자비를 쏟아 붓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네팔 이주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를 찍으며 사비를 털어 네팔까지 갔다 왔다. ‘잠수왕 무하마드’로 태국 로케이션을 감행한 정윤철 감독은 제작비를 절감하려고 본인이 직접 수중 촬영을 맡기도 했다. 

◆인권 프로젝트가 남긴 것=시리즈가 이어지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했다. 인권위원회가 2005∼06년 전주국제영화제 관객을 상대로 ‘시선’ 시리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인권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영화’라는 대답이 전년도 24.9%에서 36.9%로 증가했다. 관객은 대부분 “무겁지 않고 친숙한 인권영화” “재치와 위트로 인권을 말한다” “작은 웃음 큰 감동” 같은 소감을 밝혔다. 쟁쟁한 스타감독과 역량 있는 신예들의 단편을 한자리에서 보는 재미도 컸다.

이는 인권위가 초반부터 ‘부드러운 접근’을 강조했기 때문. 국가인권위원회 남규선 시민교육팀장은 “인권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골치 아픈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 영화라는 매개로 부드럽게 다가서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애초 인권 의식을 제고하려고 시작된 만큼 영화 개봉으로 끝나지 않는다. 극장 상영이 마무리된 작품은 학교나 시민 단체에서 교육용으로 무료로 활용되고 있다. 인권위가 지난해 보급한 작품 DVD만 7000여개 이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제작비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 인권위 관계자는 “그동안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예산 탓에 어려움이 많다”며 “시리즈를 이어가려면 제도적인 뒷받침이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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