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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고기 고시 유보…한나라 "정부조치 환영" 野 3당 "선거용 정치쇼"

입력 : 2008-06-03 10:04:07 수정 : 2008-06-03 1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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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연기·재협상 부상 배경
손 잡은 野 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운데)와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왼쪽 세번째), 민주노동당 강기갑 원내대표(오른쪽 세 번째) 등 야3당 원내대표 들이 2일 국회에서 소고기 파동 관련 회담을 갖기에 앞서 손을 잡고 공조를 과시하고 있다.   /지차수 기자
정부가 2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 위생조건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를 유보하고 미국 정부에 재협상 가능 여부를 타진하면서 ‘소고기 정국’은 급속히 재협상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정부가 이날 고시 관보 게재 유보를 결정하고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재협상 불가 방침을 무너뜨린 데는 촛불집회로 표면화한 여론의 재협상 요구를 더 이상 무시하기 힘든 상황인데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조차 재협상 목소리가 터져나온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관보 게재 유보 조치가 나온 이후에도 “고시연기가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일회성 조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김정권 원내대변인)며 정부를 압박했다.

공식적으로는 ‘협정 보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재협상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런 흐름들이 정부의 재협상 타진 방침을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한나라당에서 농식품부에 관보 게재 유보를 공식 요청한 직후인 오후 5시쯤 류우익 대통령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차질이 생기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상관없이 자동차 등 미국과의 무역에서 우리나라에 상당한 피해가 올 수 있지만, 이 시점에서 분노한 국민들에게 져줘야 한다”는 관보 게재 유보 주장이 대세를 형성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농식품부에 이런 방침을 전달했고, 행정안전부도 관보 제본 작업을 중단했다.

이어 농식품부와 외교통상부 등 관련 부처는 대책회의를 갖고 미국 정부에 고시 게재 연기 배경을 설명하고 재협상을 위한 물밑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일단 정부의 고시 게시 유보에 대해 “일시적 미봉책” “6·4 재보선을 앞둔 정치적 쇼” “시간벌기 위한 꼼수”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소고기 재협상 압박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고시 철회와 재협상, 내각총사퇴 등을 주장하며 소고기 재협상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18대 국회개원 보이콧과 전면적 장외투쟁 등을 이어갈 태세다. 하지만 야권의 이런 강공 모드는 정부의 미국측에 대한 소고기 재협상 타진 결과에 영향받을 전망이다.

미국이 우리 정부의 재협상 요구를 수용할 경우, 소고기 대치 정국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되며 야권으로서도 더 이상 18대 원구성을 미룰 명분을 잃게된다. 그 반대의 상황이라면 야권의 공세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관보 게재 연기가 재협상을 위한 연기가 아닌 한, (18대 국회) 원 구성과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참석 중 어느 하나도 장담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3일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정할 예정이나 정부의 재협상 수용 결단이 나오지 않는 한, 5일로 예정된 18대 국회 개원식이나 국회의장단 선출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민주당은 1일부터 시작된 장외 규탄대회도 예정대로 지속하기로 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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