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대응 기조… 내달 한·중·일 정상회담 그대로
또 정부가 독도 문제와 한일관계를 분리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움에 따라 다음달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포함한 한일 간 외교일정도 그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에서 독도 대응의 첨병 역할을 하는 외교부 독도TF(태스크포스)는 지난달 28일 출범한 이후 회의를 거듭하면서 독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를 목표로 잡았다. 전 세계 공관망을 활용해 독도 문제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한국의 영유권을 확실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대한 직접적 조치는 독도TF의 역할 범위에서 제외됐으며, 주로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리앙쿠르암’ 표기를 독도로 바꾸는 것 역시 나서서 추진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
정부는 이를 현실적 이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바꾸거나 기존의 주장을 시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 아니냐”며 “일본이 어떤 주장과 시도를 한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확고한 독도 영유권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도 문제에 대해 실리 외교를 펴겠다는 뜻으로, 이는 한일관계에도 적용됐다. 다른 관계자는 “한일관계에서 더 이상 독도 문제를 확대하는 것은 일본은 물론 우리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내렸다”며 “독도 문제와 한일관계는 분리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4일 독도연구소 개소 기념 간담회에서 “독도문제는 문제대로 해나가고, 또 한편으론 일본과의 관계는 관계대로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일시 귀국했던 권철현 대사가 아무런 조치나 사과 없이 3주 만에 귀임하고, ‘단호한 대응’을 지시했던 이 대통령이 두 달 만에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총리와 얼굴을 맞대는 것이 일본의 또 다른 도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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