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는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이 집행돼 이날 오후 7시50분께 서울구치소로 이송되면서 취재진에게 "소신대로 글을 썼고 소신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털모자가 달린 흰색 외투와 흰 바지 차림으로 수사관들에 둘러싸여 고개를 숙이거나 위축된 표정 없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걸어나온 박 씨는 취재진이 `억울하지 않느냐'고 묻자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 씨는 인터넷 게시물에서 나이나 경력을 속인 점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았지만 글의 신빙성이나 `짜깁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주관적 소신을 갖고 썼다"고 연거푸 답했다.
월간지와 인터뷰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여러분이 밝혀주길 바란다"고 언급해 인터뷰를 한 `미네르바'가 자신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박씨의 변호인은 "박씨는 그 월간지와의 인터뷰가 거짓이고, 한국경제의 위기를 전망한 그 인터뷰 때문에 미네르바의 글이 사회불안을 조장하는 심각한 문제로 두드러졌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전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답하며 가끔 미소를 짓는 등 담담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심문이 끝난 뒤에는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 손해를 입었던 소상공인, 서민과 같은, 정부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글을 올렸다"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순수한 의도였는데 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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