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모(31)씨 구속의 근거가 된 전기통신기본법의 벌칙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를 받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1일 헌재에 따르면 촛불시위 당시 “전경이 여성 시위자를 성폭행했다”는 거짓말을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가 지난해 12월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해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 문제의 조항은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를 사용해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재판 도중 “‘공익을 해칠 목적’이란 말이 불명확하고 통신의 개념이 광범위해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며 담당 재판부에 위헌법률 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헌법소원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은 상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형사처벌 조항인데도 내용이 극히 모호하고 수사기관과 법원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항”이란 입장이다.
법원의 태도는 다소 엇갈린다. 김씨는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비슷한 시기 ‘휴교설’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된 10대는 “촛불집회에 동참하자는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에 구속된 ‘미네르바’ 박씨 역시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낼 것으로 보여 재판관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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