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올해부터 실물경제로 본격 전이되면서 전반적으로 살림살이가 지난해보다 팍팍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90.6%는 생활비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해 올 한 해 대부분의 사람이 어느 때보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의 생활 형편에 대해 ‘매우 나빠질 것이다’는 대답은 13.1%였고, ‘대체로 나빠질 것이다’가 43.1%에 달했다. 반면 ‘매우 좋아질 것이다’와 ‘대체로 좋아질 것이다’는 응답은 각각 1.1%, 12.7%에 불과했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7.9%였다. 따라서 올해 생활 형편이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84.1%로 국민 5명 가운데 4명은 올해 살림살이에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으로 봤다.
생활 형편 전망에서 성별, 거주지별, 학력별로는 대동소이한 응답률을 보였지만, 지지 정당별로는 비관적인 전망이 한나라당(47.6%), 민주당(62.3%), 민주노동당(67.5%), 진보신당(96.2%)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9%로 30대(57.4%)와 50대 이상(53.2%)보다 비관적이었다.
반면 20대는 생활 형편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46.7%로 과반에 못 미쳐 세대별로 체감지수에 차이를 보였다. 다만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자(26.3%) 층에서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가계 생활비 가운데서는 외식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35.7%가 외식비를 먼저 줄이겠다고 답했고, 문화생활비(18.3%)와 의류비(16.5%), 식품비(8.5%), 교통유류비(7.4%), 주거비(4.2%)가 뒤를 이었다. 생활비를 줄일 계획이 없다는 사람은 6.3%에 불과했고, 무응답이 3.1%였다.
이 같은 생활비 절감 의사에 비춰 볼 때 음식점 등을 경영하는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제유가가 지난해 말부터 상대적으로 안정세에 들어가면서 교통유류비에 대한 가계 부담이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동원 기자 good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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