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선종한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명동성당에는 18일 정ㆍ관ㆍ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조문을 마친 뒤 "2년 전 새삼스레 가톨릭에 입문한 뒤부터 추기경님 뵙기를 기다렸는데 결국 못 뵈었다"며 "사랑과 용서, 희망, 용기를 주신 우리 시대 큰 어른이 가셨다"고 안타까워했다.
노신영 전 국무총리도 조문한 뒤 "온 국민이 존경하는 분이 돌아가셔서 슬픔을 금할 길 없다. 하느님이 계신 곳에서 편히 영생을 누리시길 빈다"고 말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분명히 좋은 곳으로 가실 것"이라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주변에선 김 추기경과 김 전 회장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옆에 있던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1989년 세계성체대회 때 김 회장이 도와줬고, 대우 노사분규 때는 추기경님이 격려를 많이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 부인인 정희자 씨는 "(남편이) 도피 생활 중에도 연락했고, 추기경님께서 기도를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오전 10시께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삼성그룹 사장단 10여 명이 함께 성당을 찾았다. 이수빈 회장은 "공교롭게도 내 세례명도 스테파노다. 큰 분을 잃어 슬픈 날"이라며 "추기경님 말씀대로 다같이 사랑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애통해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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