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대표 긴급회동 사태 논의… 향후 대응 촉각
◇신세계百 석강 사장 ◇롯데百 이철우 사장 |
이 상황에서 양사 대표가 긴급 회동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롯데백화점 이철우(66) 사장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충무로 신세계 본점을 방문, 석강(60) 대표와 20여분간 회동해 최근의 사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1위인 롯데 이철우 사장이 업무 시간에 수행원 대동 없이 신세계를 직접 방문한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것”이라며 “양측이 서로 불편한 게 분명하다”고 추정했다.
양사는 현재 경기 파주 아웃렛 부지 확보를 둘러싸고 심각한 신경전을 벌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 내 53만4000여㎡ 가운데 7만6000여㎡를 매입하기로 부동산 개발업체인 ㈜CIT랜드와 약정했다. 하지만 이 땅은 경쟁사인 롯데가 아웃렛을 열기 위해 지난해 1월 CIT랜드 측과 2년 장기 임차계약을 맺은 뒤 매입을 협상하는 곳이다.
신세계는 CIT랜드 측이 2006년 말 매매 협상 때보다 평당 50만원이나 싼 125만원에 거래를 제의해와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매입대금은 총 326억원이며 이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32억원가량도 지급했다고 신세계는 밝혔다.
신세계 측의 갑작스러운 매입 약정 소식에 롯데는 발칵 뒤집어졌다.
롯데 측은 “신세계의 이런 돌발행동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미 오랫동안 언론지상에서 파주에 아웃렛 사업을 진행한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졌는데도 신세계가 동일한 부지 매입에 나섰다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신세계 측을 맹비난했다.
아직 이 땅이 신세계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은 상태이기에 최종적으로 누가 땅주인이 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부산에서도 신세계는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주변을 완전히 포위하는 대규모 부지를 매입한 뒤, 롯데백화점의 3∼4배에 이르는 대형 백화점 ‘신세계 센텀시티’를 건립함으로써 롯데 센텀시티점을 초라하게 만들며, 롯데 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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