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13시간 후 카이스트와 첫 교신… 성공 여부 확인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6일 “현재 나로호는 1, 2단 로켓이 완전 조립되고 과학기술위성 2호도 탑재된 상태”라며 “나로호는 발사 54시간 전인 17일 발사대에 고정된 뒤 발사 하루 전인 18일 최종 리허설이 실시된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세계 10번째로 자국 땅에서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린 ‘우주클럽(Space Club)’에 가입하게 된다. 한국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은 나로호가 발사돼 대기권을 벗어날 때까지 로켓 궤도를 탐지하고 추적한다.
◆19일 오후 하늘의 문이 열린다=교과부는 발사를 위한 최종 준비 상황과 발사 당일 기상조건에 따라 발사가 연기될 수 있어 26일까지를 ‘발사예비일’로 설정했다.
나로호의 발사 시점은 19일 오후 4시40분부터 2시간 이내로 잡혀 있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위성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발사 윈도’(Launching Window)를 감안한 것이다. 조립이 완료된 발사체는 발사 54시간 전 트랜스포터를 이용해 발사대까지 옮겨진다. 이후 연료와 전기 계통을 중점 점검하고, 발사 하루 전(D-1) 나로호가 장착된 상태에서 최종 리허설을 한다.
발사 약 4시간 전부터는 발사대 기계와 공급장비를 연결시켜 1단 발사체에 쓰일 연료(등유)와 산화제(액체산소) 주입, 고압가스 충전을 위한 절차가 시작된다. 이후 발사 시간까지 모든 기기가 정상을 유지하고, 날씨 등도 이상이 없으면 발사 15분 전부터 자동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이륙과 동시에 음속 돌파, 페어링 분리, 1단 분리, 위성 분리까지 ‘비행 시퀀스’가 진행된다. 발사 200여초 뒤 위성을 감싼 페어링이 떨어져 나가고 발사체 1단이 분리된다. 이후 고도 200㎞쯤에서 2단 킥모터(고체연료 엔진)가 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100여초 후 과학기술위성 2호(STSAT-2)가 분리된다. 나로호 발사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것도 이 시점이다.
과학기술위성과 카이스트 인공위성센터 내 지상국과의 첫 교신은 발사 후 약 13시간 뒤 이뤄질 전망이다.
◆‘10대 우주클럽’으로 간다=나로호 발사는 우주강국을 꿈꾸는 한국에 큰 의미를 가진다.
나로호는 ‘한국 우주 발사체 1호’란 뜻으로 ‘Korea Space Launch Vehicle’의 첫 글자를 따서 KSLV-Ⅰ로 불린다. 나로호 발사로 한국은 우주발사체를 처음으로 소유하는 동시에 자력으로 과학기술위성을 쏘아 올렸음을 세계에 알린다. 정부는 이번 발사로 위성 발사능력과 발사체 핵심기술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갈 길은 아직 멀다’는 지적이 많다. 당초 7월30일로 잡힌 발사일정이 ‘기술적 이유’ 등을 내세운 러시아 측의 일방적 통보로 몇 차례 연기되면서 우주발사체 기술의 자력개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우주발사체 기술의 핵심인 1단 로켓(액체추진기관)이 명목상 공동개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상 우리는 돈만 대고(2000억원) 기술 개발에는 배제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항우연 측은 “1단 로켓 개발을 러시아가 주도했지만 일반적으로 20년 넘게 수조원이 들어가는 우주개발 현실을 감안하면 그나마도 짧은 시간 안에 (로켓 개발)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우리 땅에서 높은 추력의 첨단 액체연료 엔진 로켓을 발사하는 경험을 갖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변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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