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 무죄 주장 동영상 방송에 맹비난

항소심 앞두고 ‘법정 밖 기싸움’ 치열
아레사 빈슨 사인 등 방송
檢 “일방 주장 불과” 반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했다가 기소돼 무죄가 선고된 MBC ‘PD수첩’이 무죄 주장의 근거로 법원에 낸 미공개 동영상을 방송한 데 대해 검찰이 27일 “일방적 주장”이라며 맹비난했다. 법·검 갈등으로까지 번진 1심 재판에 이어 항소심을 앞두고 검찰과 PD수첩 간 ‘법정 밖 기싸움’이 치열하다.

검찰은 “MBC가 국민재산인 공중파를 자사 입장 선전에 활용했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만으로 편파방송할 게 아니라 항소심에서는 원본 자료를 모두 제출해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 PD수첩은 전날 방송한 ‘형사소송 1심, PD수첩 무죄’ 편에서 아레사 빈슨의 사인과 관련해 그의 어머니를 인터뷰한 내용 등을 공개했다. 여기엔 빈슨의 어머니가 “내가 말한 모든 CJD는 vCJD(인간광우병)를 의미한다”고 말한 내용도 담겼는데, 이는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빈슨의 어머니가 딸의 사인을 vCJD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게 인정되면 PD수첩 측에 유리하다.

PD수첩은 “번역자의 자막을 방송 직전에 수정한 적 없다”며 제작진 컴퓨터에 저장된 초벌 번역본과 자막 감수 전후 문서 등을 함께 공개했다.

검찰은 방송 내용을 일방적 주장으로 일축하고 “항소심에서 국민 상식과 법 감정에 맞는 정당한 법 적용을 요청하는 본연의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BC PD수첩 방송의 번역·감수자이자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섰던 정지민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문성관 판사, 이용훈 대법원장, 이인재 서울중앙지법원장에게 전날 공개질의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PD수첩 유·무죄를 떠나 판결문 내용이 공정성, 객관성, 도덕성 면에서 수준에 미달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고법 민사13부(여상훈 부장판사)는 이날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PD수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정재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