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휴대폰 대리점, 문 닫아도 단말기 값은 물어야"

이동통신회사 측에 유리하게 판결

휴대전화 대리점과 이동통신회사 간의 계약이 해지된 경우 대리점은 그때까지 미처 팔지 못한 단말기 대금을 통신회사에 지불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KT와 계약을 맺고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던 한모(35)씨는 판매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KT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KT는 한씨가 납품받아 보관하던 휴대전화 137대 값 5300만원 지급을 요구했으나, 한씨는 “계약도 일방적으로 해지한 마당에 대금 청구가 웬말이냐”며 거부했다. 그는 KT를 상대로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KT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2심은 한씨 손을 들어주는 등 하급심은 엇갈렸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6일 원심을 깨고 다시 KT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휴대전화 대리점과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공급에 관한 법률관계 본질은 소유권 유보를 조건으로 한 매매이기 때문에 대리점이 미처 판매하지 못한 단말기를 반품받아 가도록 이동통신사에 요구할 권리는 없다”고 판시했다.

김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