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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 ‘역시나’ 3년간 요란만 떨었다

입력 : 2011-03-23 22:48:09 수정 : 2011-03-23 22: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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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곳 부채 매년 늘어;2009년 347조6000억…빚더미에도 성과급 잔치
22곳서 1조746억 펑펑…간부 10명중 3명 ‘MB맨’
개별연봉제 도입 미지수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이 구호만 요란하다. ‘공공기관 선진화’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명박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공공기관 개혁의 성과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개혁은 곳곳에서 겉돈다. 그런 까닭에 아직도 공공기관에는 ‘철밥통’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개혁을 하겠다면서도 빚더미 속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낙하산 인사까지 여전하니 공기업 개혁은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빚·돈잔치 길들여진 ‘공기업

23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81개 공공기관 부채는 2004년 88조4000억원, 2005년 219조4000억원, 2006년 226조6000억원, 2007년 249조7000억원, 2008년 298조1000억원, 2009년 347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상황이 이런 데도 공공기관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의 비율은 일반 기업체의 3배에 이른다. 연봉 1억원을 넘게 받는 공기업 임직원은 지난해 말 전체 직원의 3%선에 달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일반 기업의 임직원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회 기획재정위 권경석 의원의 조사에서는 부채가 212조원에 달한 공기업 22곳이 지난해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준 돈이 1조746억원(1인당 평균 1450만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을 제외한 수치이니 그야말로 ‘돈잔치’를 벌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빚더미에 돈잔치를 벌이니 ‘혈세 먹는 하마’라는 비판까지 듣는 판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의 재무현황을 상장기업 수준으로 공개해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공기업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사업만 확장하며 부채는 나 몰라라 하는 경영을 뜯어고치지 않고는 공기업 개혁은 이뤄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도덕적 해이 원천

왜 이 같은 파행이 어어지는 걸까. 공기업의 인사구조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공기관 간부 10명 중 3명은 대통령선거 때 캠프에 참여한 사람이다. 정실·보은·낙하산 인사 관행이 공공기관 개혁과 신뢰 회복의 최대 장애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적 지식과 개혁 의지를 갖지 못한 낙하산 인사로 고위직이 채워지다 보니 ‘책임경영’ 및 개혁과는 거리가 먼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의 ‘공공기관 지배구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상임직의 46.5%, 비상임직의 30.4%가 정·관계 출신이며, 상임직의 32.5%, 비상임직의 27.9%가 ‘대선관계 인사’로 채워졌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공공기관 경영진 인사의 특징은 정치권 영향을 받고 있으며, 상급 부처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공기관의 경영을 개혁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경쟁 환경 조성을 유도하기 위해 신입사원 개별 연봉제를 공공기관에 도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창우 서울대 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169명의 ‘2011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을 구성하고 지난 20일부터 본격 평가에 들어갔다.

하지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공공기관 노조가 반발하니 벌써부터 눈치보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월 공공기관 개혁에 대한 정부 설문조사에서 ‘정부 노력이 효과가 있다’는 답은 25.5%, ‘효과가 없다’는 답은 26.9%였다. 공공기관 개혁의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음을 나타내는 수치에 다름아니다.

이상혁·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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