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학교폭력에 따른 각종 사건사고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문제해결과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충북 청주청남경찰서는 20일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여성의 시신을 훼손한 청원 모 고등학교 3학년 A(17)군을 사체오욕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18일 오전 3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한 아파트 화단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B(70·여)씨를 발견하고 시신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범행 직후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산책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아파트 화단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며 경찰에 태연히 신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시신의 옷이 벗겨져 있고 A군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점을 이상해 여겨 A군을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또 A군의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건 당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 시신에서 성폭행 흔적이 발견됐다는 회신을 받고 A군을 구속했다.
조사 결과 A군은 범행 당시 아무런 이유나 거리낌 없이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성폭행하는 등 자신의 행위에 대해 무감각했고 죄의식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서 A군은 "고교 1학년부터 동급생 5~6명에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계속 폭행을 당했고,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도 일시적일 뿐 계속 폭행에 시달렸다"고 말하는 등 장기간 학교폭력에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또 오랜시간 학교폭력에 노출되면서 지난해 10월과 12월에는 할머니들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저질러 경찰에 붙잡히는 등 학교폭력이 A군의 범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친구들에게 폭행을 계속 당하는 과정에서 피해의식이 무뎌졌고, 그런 현상이 거꾸로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는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현재 학교를 상대로 학교폭력 여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의 학교 관계자는 "평소 A군이 큰 문제없이 조용히 학교생활을 했다"며 "A군이 지난 3월에 한 차례 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차원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방학 중이라 조사에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충북에서 A군처럼 학교폭력이 발단이 돼 발생하는 사망과 자살, 폭력 등의 사건사고가 해마다 되풀이데 있다.
실제 지난 3월9일 오전 10시21분께 청주시 상당구 한 고교 3층 옥상에서 2학년 C(18)군이 10여m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발견 당시 C군의 손바닥에는 '이런 세상에서 살기 싫다. 다음 생애는 평화롭게'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었으며, 투신하기 직전 같은 반 학생들에게 놀림을 받았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지난해 8월18일에는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청소년 50여 명이 모여 일명 '짱 뽑기' 싸움을 벌였다가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2008년 11월에는 청주 모 중학교 C(당시 14세)군이 급우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뒤 9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짧은 생을 마감하는 등 학교폭력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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