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교역 허브로 우뚝… “이젠 2조달러 가자” 무역규모 1조달러 시대의 문이 활짝 열렸다. 전쟁의 포화와 보릿고개를 딛고 1962년 1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수출 주도 경제개발에 매진한 지 반세기. 기업과 국민이 하나되어 무역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불꺼지지 않는 무역 전초기지 우리나라 무역규모가 5일 세계 아홉번째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4일 환하게 불을 밝힌 부산광역시 남구 용당동 신선대 부두에서 수출품을 담은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
올해 연간기준으로는 수출 5570억달러와 수입 5230억달러로 무역규모가 1조8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무역수지는 340억달러 흑자가 예상된다.
1962년 65위에 불과했던 무역순위가 9위로 뛰어오르는 동안 무역규모는 무려 2000배 증가했다. 같은기간 수출순위는 104위에서 7위로 도약했고, 수출액도 1만배 폭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원조물자가 대부분이던 1960년대 농수산물과 철광석을 수출하던 변방의 작은 나라가 온 국민의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으로 세계 무역의 중심에 우뚝 선 것이다.
산업 불모지에서 출발해 반세기 만에 1조달러 반열에 오른 건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무역 1조달러 고지를 밟은 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들 중 한국이 유일하다.
1조달러 클럽 국가들 중에서도 한국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한국은 무역규모가 1000억달러에서 1조달러로 증가하는 데 23년이 걸렸다. 이는 G2국가인 미국(20년)과 중국(16년)을 제외하고 프랑스(31년), 이탈리아·일본·네덜란드(30년), 영국(29년), 독일(25년) 등을 앞지르는 속도다.
하지만 본격적인 무역 강국으로서의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맞물려 지구촌 교역 중심지로서 한국의 이미지가 한층 강화됐으나 2조달러 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무역 1조달러는 국민적 자긍심을 갖게 하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2조달러의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과 함께 성장이 남긴 과제들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무역협회를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감개무량하다. 세계가 놀랄 만한 일을 만들어냈다”며 “우리가 10년, 20년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몇 개 품목만으로는 안 되고 강한 중소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청중·김기환·이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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