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심 높은 리영호 '군부 실세'
군인사·감독쥔 김정각 '숨은 실세'
'보안' 우동측 '인사' 김경옥 장악
전문가들 입에서 단박에 튀어나오는 이름은 장성택(65) 당 행정부장이다. 군과 공안기구 장악권을 쥔 장성택의 최대 강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인 데다 향후 북한 체제의 미래를 결정지을 북·중 경협 담당자로 중국을 잘 안다는 데 있다. 국가 공식 권력 서열은 19위. 그러나 군·공안·경제 각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성을 갖춰 최고 실세로 손색없다. 반면 누구나 권력자로 보는 시선은 김정은이 군과 당을 완전히 장악한 이후에는 심각한 정치적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군부에서는 리영호(69) 군 총참모장(차수)이 첫손에 꼽힌다. 충성심이 워낙 강해 김 위원장 생존 당시부터 김정은 체제를 함께할 핵심 인재로 낙점받았다. 총참모부는 전시에 지휘계통상 최고사령관의 직접 지시를 받아 북한군 작전을 총지휘하는 군령권을 갖는다.
그는 2009년 2월 평양방어사령관에서 총참모장으로 발탁되면서 대장 계급장을 단 데 이어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에서 차수로 초고속 승진하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에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정은 체제의 최대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관심이 집중된 장성택·리영호보다 운신의 폭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 때문에 ‘숨은 실세’ 역할을 할 인물로 평가되는 이가 있다. 군 인사·감독권을 쥔 군 총정치국의 실질적인 수장인 김정각 제1부국장이다. 그는 군부 일인자였던 조명록 전 차수가 지난해 11월 사망한 이후 공석인 총정치국장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총정치국은 군을 사상적으로 통제하는 조직이다. 후계자 김정은이 군부 조직을 조기에 확실히 틀어쥐려면 김정각이 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눈’과 ‘귀’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
국가안전보위부에서는 우동측(69) 제1부부장이 실력자로 꼽힌다. 가장 먼저 김정은에게 충성맹세를 한 인물로 알려졌으며, 2009년 4월 입법기관인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위원 자리에 올랐다. 보위부 출신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충성심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장의위원으로는 25번째 호명돼, 24번째 장의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김정각과 서로 견제하는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정·군 각 분야의 고위 인사들을 관리하는 핵심기관인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는 김경옥 제1부부장이 거론된다. 군복을 입지 않은 ‘민간인’ 출신이다. 김정은 체제의 인사는 김경옥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힘 있는 자리에 있다.
이들 5명은 후계자 김정은 체제의 최고 권력기관으로 부상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멤버이며, 후계체제 이후 첫 북한 권력 서열의 단초를 제공한 장의위원회 명단에 들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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