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동서식품 등 속속 진출 … 경쟁 치열 직장인 이하나(27)씨는 요즘 ‘스틱 원두커피’ 맛에 푹 빠졌다.
스틱 원두커피는 평소 커피전문점에서 즐겨 마시던 아메리카노 맛과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맛이 좋다는 게 이씨의 평가다. 특히 스틱원두커피는 값도 저렴한 데다 낱개로 포장돼 있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유명 커피전문점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씨는 “커피전문점에서 4000∼5000원 하는 커피를 단돈 500원에 즐길 수 있어 돈을 버는 것 같다”며 “요즘에는 집과 사무실에서 커피를 즐긴다”고 만족해했다. 이씨처럼 스틱 원두커피 마니아층이 늘면서 요즘 커피업계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아이템은 ‘스틱 원두커피(한 잔 분량을 스틱 형태로 포장한 인스턴트 커피)’다.
기존 커피믹스와 같은 스틱 형태의 포장 속에 원두커피를 담아 만든 이 제품이 시장에 나온 지는 1년도 채 안 됐지만, 벌써 10여개 업체가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틱 원두커피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것은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게 일반화되면서 이와 비슷한 맛을 내주는 스틱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 안과 밖에서 커피와 음료를 즐기고 있다. |
국내에 선보인 지 1년에 불과한 스틱원두커피가 급성장하며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스타벅스가 국내에 처음으로 내놓은 스틱원두커피 시장규모는 현재 1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이 같은 시장규모는 1조60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인스턴트 커피시장의 7%에 육박한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올해 약 4조원대로 이 중 스틱원두커피, 커피 믹스 등 인스턴트커피 시장은 약 1조60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스틱원두커피 시장이 급팽창하자 스타벅스, 동서식품에 이어 롯데칠성음료, 남양유업도 이 시장에 진출했다.
제조업체는 동서식품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카누’를 필두로 롯데칠성음료가 올 6월 ‘칸타타커피믹스’를, 남양유업은 7월 ‘루카’를 잇따라 내놓았다. 스틱원두커피 중 가장 선전하는 동서식품 ‘카누’는 월 7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 매출 8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동서식품 안경호 홍보실장은 “최근 건강과 맛을 이유로 원두커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라 인스턴트 커피믹스 대신 원두 분말 커피믹스로 대세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커피전문점도 스틱 원두커피 시장 진출
최근 매장 수 700개를 돌파한 이디야커피는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스틱 원두커피 ‘비니스트25’를 선보였다. 아메리카노 오리지널과 마일드 두 종류로, 오리지널 제품은 콜롬비아 수프리모 커피와 이디야 원두를 블렌딩해 다크초콜릿 맛과 캐러멜 향이 조화를 이뤘고, 마일드 제품은 에콰도르 최상급 커피와 독특한 숯불 로스팅을 통해 그윽한 향과 달콤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문창기 이디아커피 대표는 “‘비니스트25’는 출시 두 달 만에 1차분 제품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인기리에 판매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카페베네도 스틱 원두커피 ‘마노’를 선보였다. 마노는 이탈리아어로 손이라는 뜻으로, ‘카페베네 전문 바리스타가 손으로 내리는 최상의 커피맛’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코스타리카 원두를 카페베네 로스팅 하우스에서 직접 로스팅했고, 로스팅 정도에 따라 다크와 마일드 두 종류가 나왔다.
공정무역 브랜드 아름다운커피도 유기농 공정무역 인스턴트 원두커피 ‘이퀄’을 출시해 스틱원두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이퀄 아메리카노 블랙’, ‘이퀄 아메리카노 스위트’는 간편하게 아메리카노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출시 1년을 맞은 스타벅스 ‘비아’는 지난해 9월 16일 출시 이후 최근까지 약 700만개가 판매됐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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