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 분쟁조정 신청건수는 하루 82건꼴인 1만3276건에 달한다. 이 중 생명보험이 5848건, 손해보험이 7428건이다.
보험분쟁 건수는 다른 금융권과 비교하면 가히 압도적이다. 올 상반기 1300건에 머문 은행권의 10배가 넘는다. 또 증권·자산운용사 등의 351건에 비해선 38배나 분쟁이 잦다.
보험 분쟁은 올 들어 크게 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작년 상반기(1만854건)보다 22.3% 증가했다. 이 중 생명보험은 작년 동기보다 17.5%, 손해보험은 26.3%씩 늘었다. 올 들어 분쟁이 급감한 다른 금융권과는 대조적이다. 은행권은 작년 상반기보다 44.0%나 급감했고 증권·자산운용사 등은 25.1% 줄었다.
금융소비자보호처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경기가 나빠지면서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분쟁조정 신청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보험 분쟁은 보험사와 가입자 간 금융 관련 다툼이 대부분이다. 손해보험의 경우 도로 위 차량 사고와 이에 따른 책임유무를 둘러싼 분쟁이 많다. 사고시 목격자가 없거나 운전자들 간 주장이 서로 다르면 손해사정사의 과실비율 조정이 힘들어 대개 분쟁조정 신청으로 이어진다. 생명보험은 질병의 진행 상황과 계약조건을 둘러싼 다툼이 주류를 이룬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질병, 사망 원인 등과 관련해 의료상 견해가 다른 경우 다툼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보험 분쟁은 종종 소송으로 번지지만 보험사들의 승소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과도한 소송 대응이 소비자의 권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상반기에 소비자가 생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삼성생명이 46건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 39건, 교보생명 35건이 뒤를 이었다. 손보사 중에선 최다인 삼성화재 469건을 비롯해 현대해상 150건, 메리츠·LIG·동부화재 각 108건 순이었다.
이들 21개 생보사의 올 상반기 평균 승소율은 46.4%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각각 50%, 60%로 비교적 높았으나 AIA생명 16.7%, 한화생명 28.2%, 흥국생명 31.5%에 그쳤다.
손보사들의 승소율은 더 낮았다. 일부 승소를 제외하면 삼성화재 19.8%, 현대해상 22.6%에 머물렀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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