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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장관 "北의 부당한 요구, 안 들어준다"

입력 : 2013-05-01 06:37:56 수정 : 2013-05-01 06: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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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처리 원칙 단호
대화 통해 문제 해결 재확인
전문가 “사태 장기화 불가피”
미수금·완제품 반출 쟁점
세부내역 확인 작업만 남아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30일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나중에 눈곱만큼이라도 들어주는 것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된다면 그렇게 만들어진 개성공단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제안한 회담과 대화제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원칙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분과위원 합동회의 특강에서 “남북관계는 북한이 도발해 한반도 위기가 증폭되고 이에 따라 일정한 타협과 보상이 이뤄지고 또다시 도발해 위기가 증폭되는 악순환 같은 전진과 후퇴를 끊임없이 반복했다”면서 “박근혜정부의 신뢰에 기반한 대북정책은 이런 것들을 끊고 단절시켜보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친구가 잘못했을 때 따끔하고 정확하게 혼 내는 것도 신뢰를 쌓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그는 “신뢰가 쌓이고 비핵화에 진전이 있다면 공약에서 발표했듯이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면서 “경의선, 가스관, 전력, 항만 이런 것들을 깔아주겠다는 것”이라고 구체적 대북지원책을 예시했다. 개성공단 사업도 남북관계의 ‘마중물’을 넘어 ‘발전 폭포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개성공단에 남은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 우리측 관리인원들은 이날도 북측과 3월분 임금 및 세금 정산 문제를 놓고 협상을 계속했다.

남북 실무 협의의 최대 쟁점은 미지급 임금을 비롯한 미수금과 남한 기업의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입 여부다. 미수금은 공단 근로자들에게 지급될 3월분 임금 약 700만달러와 일부 기업의 체불 임금, 기업소득세, 통신료 등이다. 정산 실무협의 과정에서 남한은 북한에 기업별 세부 정산 내역 자료를 요청해놨고, 북한이 자료를 보내오는 대로 입주 기업과 교차 확인 작업을 거쳐 정산 작업을 신속히 마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서 세부 내역이 와야 하고 우리 업체와 확인도 해야 해서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따질 것 따져보고 구체적으로 마무리되면 신속하게 마무리짓고 남은 인원이 돌아오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시 방북 무산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대표단 방북이 무산된 가운데 30일 오전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한재권 협회 회장이 어두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남정탁 기자
협의 중인 미수금 정산 부문에는 북한 근로자들의 퇴직금과 북한이 지난해 세금규정 시행 세칙을 일방적으로 통보·부과한 세금 논의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실무협의 성격에 대해 “전원 철수와 관련한 협의이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협의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세부 내역만 확인하면 절차가 마무리되는 미수금 정산 문제와 달리 우리 측이 요구하는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입은 좀처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입이 남은 인원 7명 귀환의 전제조건은 아니어서 이들의 귀환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는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한 전반적 재검토가 이뤄지는 시기로 보인다”며 “개성공단 문제가 빨리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철수협의가 완료돼 전원 철수가 이뤄지더라도 당장의 개성공단 상황을 변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는 실무적 차원에서 풀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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