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가입 주택연금 출시
적격전환대출 상품도 선봬 정부가 지난 4월1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하우스푸어’ 구제 조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채무 규모와 상환 기일을 새로 정하는 ‘채무조정’과 ‘지분매각’을 시행 중이다. 지분매각은 담보로 제공된 주택 소유권을 캠코에 팔고 매월 임대료를 납부하며 10년 이내로 거주하다 해당주택을 재매입할 수 있는 제도이다. 주택금융공사도 ‘사전가입 주택연금’과 ‘적격전환대출’을 출시했다. 해당 제도들을 이용하면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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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공사의 ‘적격전환대출’을 이용 하면 기존에 이용하던 주택담보대출을 적격대출(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해 가계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적격대출 금리는 3%대(10년) 수준으로, 주택금융공사는 홈페이지에 적격대출 금리를 은행별·대출만기별로 구분해 공시하고 있다. 사진은 주택 금융공사 홈페이지에 공시된 적격대출 금리. |
◆50대도 가입 가능…사전가입 주택연금
이달부터 50대도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50세 이상의 하우스푸어를 위해 3일 사전가입 주택연금 상품을 출시했다.
주택연금은 정부가 보증하는 역모기지(집을 담보로 한 생활자금 대출)제도로, 집 한 채로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어 노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가입대상은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인 1주택 보유자로, 주택 가격은 9억원 이하여야 한다. 사망 시까지 매달 연금이 나가고, 가입자와 배우자가 모두 사망하면 담보주택 매각 등의 방법으로 대출원리금을 한꺼번에 상환한다. 사망 뒤 주택처분액이 대출원리금보다 많으면 상속인에게 상속되고, 주택처분액이 대출원리금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인에게 차액이 청구되지 않아 자녀들에게 대출 상환 부담을 주지 않는다.
사전가입 주택연금은 가입연령을 만 60세에서 만 50세로 낮추고, 대상주택은 6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또 연금지급한도의 50%였던 일시인출금을 100%까지 늘렸다. 가입자는 일시인출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한 뒤 그 집에서 평생 거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억원짜리 일반 주택의 최대 일시인출금은 일반 주택연금의 경우 60세 5960만원, 65세 6930만원, 70세 8070만원이지만, 사전가입 주택연금 이용 시 50세 8580만원, 55세 1억110만원, 60세 1억1910만원, 65세 1억3860만원, 70세 1억6140만원으로 늘어난다. 일시인출금은 가입연령이 낮을수록 적어지고 미사용 지급한도는 부부 중 나이가 적은 사람이 60세가 되는 해부터 매월 연금 방식으로 지급된다. 주택금융공사는 사전가입 주택연금을 내년 5월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가입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장기고정금리로 갈아타기…적격전환대출
주택담보대출을 낮은 금리의 ‘적격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도 출시됐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적격전환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실직 등으로 소득이 감소해 원리금 상환이 어렵게 된 하우스푸어의 주택담보대출을 은행이 대출기간 연장 등을 통해 적격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이다. 공사는 이를 넘겨받아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준다.
적격대출은 주택구입을 목적으로 하는 차입자들에게 금리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이다. 정부 신용으로 채권을 발행해 조달 금리가 낮고 공사가 요구하는 조건대로 은행이 상품 구조를 정해 ‘적격’이란 이름이 붙었다. 현재 적격대출 금리는 3%대(10년) 수준이기에 기존에 높은 이자를 내던 하우스푸어의 이자 부담을 줄여 가계 실질소득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적격전환대출은 원금상환을 유예하고 이자만 납입하는 거치기간을 최대 10년 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소득이 감소했거나 금융부채가 증가한 대출자는 2년 이내, 소득이 50% 이내로 줄어든 줄어든 차입자는 최장 5년, 소득이 50%를 초과해 줄어든 차입자는 최장 10년까지 원금 상환을 유예해준다. 기존 대출의 담보 평가액과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그대로 적용하기에 집값이 하락했더라도 LTV 상관없이 2억원 범위 내에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가입 대상은 1주택 소유자로,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주택가격 6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또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대출 기간의 절반 이상 경과했거나 최초 대출 이후 3년 이상 지나야 한다. 적격전환대출로 갈아타면 최소 10년부터 최대 30년까지 대출만기를 설정해 원리금을 분할상환할 수 있으며, 대출금리는 은행별로 고시된 적격대출 금리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기존 거래은행에서 신청할 수 있고, 보금자리론 이용고객은 공사에 직접 신청해야 한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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