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목표 달성 실패
지도부 “인위적 부양 없다”
최대 수출시장 타격 불가피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고 1일 발표했다.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도 중국 제조업 PMI가 5월 49.2에서 6월 48.2로 하락해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반대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은행부문의 유동성 위기 속에 제조업 경기지표까지 악화하고 있다면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연간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는 첫 번째 총리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는 성장 둔화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부양책을 기피하는 듯한 모습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공산당 정치국 중앙위원 등이 참석한 전국 조직공작회의에서 “지방관료를 평가할 때 단순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양보다는 질 위주의 경제성장에 주력할 뜻임을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중국이 단기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G2(주요 2개국) 시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중국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보다는 중국 경기에 따른 한국 경제 부침이 더 심해졌다는 얘기다. 한국 수출에서 미·중의 비중이 뒤집힌 건 10년 전이다. 1991년 대중 수출은 10억달러로 대미 수출 198억달러의 5% 수준에 불과했으나 2003년 대미 342억달러, 대중 351억달러로 역전됐다. 이후 대중 수출은 급증한 데 비해 대미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격차가 급격히 벌어졌다. 중국 고도성장과 함께 한국의 대중 수출도 급성장한 것이다.
2012년 한국의 대미 수출은 585억달러로 대중 수출 1343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 들어 5월까지 수출 누계도 대중 수출은 581억달러로 전체 수출 2300억달러 중 25.3%를 차지해 261억달러(11.3%)에 그친 대미 수출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 성장률과 한국의 수출 증가율의 상관계수는 2006년 이후 0.672에서 2010년 이후 0.874로 높아졌다. 중국의 저성장 쇼크가 한국 수출과 경제성장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류순열 선임기자, 주춘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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