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풀기 위해 욕설하고 성희롱까지…"

“언젠가는 이렇게 큰 사고가 날 줄 알았다.”

고교생 5명이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 중 숨진 충남 태안군 안면도 해양 유스호스텔에서 수년간 근무하다 그만둔 A(24)씨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캠프에서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수시로 일어난다”며 “오죽했으면 체험하다 도망가는 학생이 속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강한 비바람에 몸이 날아갈 것 같아도 훈련은 계속됐고, 학생들은 갖은 욕설과 폭행에 시달려야 했다고 전했다.

또 “교사가 체험 교육을 캠프 측에 위임하고 현장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검증도 안 된 아르바이트 교관들이 학생들을 통솔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교관들은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은 물론 기합이 빠졌다며 학생들을 발로 차는 등 폭행을 하며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었다”면서 “의무실도 없어 훈련 중 다치더라도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빨간약을 발라 주는 게 다였다”고 했다.

성희롱도 난무했다. 그는 “치마 입은 여학생에게 ‘엎드려뻗쳐’를 시켜 놓고 자기들끼리 웃는 것도 여러 번 봤다”며 “교관이 한 여학생에게 ‘술을 줄 테니 예쁘게 화장하고 오라’고 말했다가 학생들 앞에서 공개 사과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선생님은 학생들이 훈련하는 동안 낮잠을 자거나 고기를 구워 낮술을 먹는다”면서 “저녁이 되면 유스호스텔 직원이 (선생님들을) 근처 식당으로 데려가 회와 술을 사는 건 빼놓을 수 없는 비공식 일정”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근무하는 동안 학생들의 안전 관리에 대해 좀 더 철저히 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해병대 체험 캠프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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