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성대 이내찬 교수(경제학)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발표한 ‘OECD 국가의 성차별 수준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34개 OECD 회원국의 양성평등지수는 폴란드가 10점 만점에 7.74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에스토니아(7.63)와 프랑스(7.07), 스웨덴(6.98), 슬로베니아(6.94)는 2∼5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31위로 칠레(32위), 멕시코(33위), 터키(34위)와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교수는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이 최상위권에 포진된 것은 이들이 양성평등을 이념적으로 추구하는 데다 국가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여성 노동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UNDP의 GII는 모성사망률과 미성년 임신율 지표의 비중이 다른 지수의 순위를 바꿀 정도로 상당히 크고, WEF의 GGI는 일부 지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WEF 보고서는 경제 참여와 기회, 교육적 성취, 정치 권한, 건강과 생존 등 4가지 기준만을 대상으로 남녀를 비교해 단순 격차만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나라 순위가 크게 밀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제기구의 자료를 바탕으로 여성 고용률, 교육기간, 소득, 전문기술직 종사, 미성년 출산율, 모성사망률, 사회네트워크 질, 기대수명 등 8개 평가지표에 7∼17%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그 결과 기대수명이 17.7%의 가중치로 가장 높고, 친구·친지 등과의 교류를 뜻하는 사회네트워크 질이 7.4%로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 여성은 사회네트워크 질(2위), 기대수명(5위) 등의 순위는 높지만 전문기술직 종사(32위), 소득(30위), 고용률(29위) 등 사회활동 영역에서는 최하위권을 기록해 전체 평균을 깎았다.
이 교수는 “양성평등 수준이 높아지려면 평가 비중이 높은 기대수명과 고용률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특히 여성의 고용률 제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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