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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처마, 황학이 날아가는 듯

입력 : 2013-10-17 22:02:46 수정 : 2013-10-18 09: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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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후베이성 관광의 중심지 우한 중국 대륙의 중앙에 위치해 ‘중국의 배꼽’으로 불리는 우한(武漢). 후베이성 성도인 우한은 여름철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더위로 충칭·난징과 함께 ‘중국 3대 화로’로 불린다.

중부 내륙 최대 도시로 크기는 서울의 14배이고, 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한다. 창장강(長江) 중류에 자리 잡아 동서로는 상하이와 충칭, 남북으로는 베이징과 광저우를 연결하는 교통요지다. 후베이성 관광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우한을 둘러봤다.

창장강의 다리 중 가장 먼저 건설됐다는 창장대교를 건너면 악양루·등왕각과 함께 ‘중국 강남 3대 명루’로 일컬어지는 황학루(黃鶴樓)와 만난다. 높이 55.47m로 외부에서 볼 땐 5층이지만 내부는 9층으로 이뤄져 있다. 황학루는 원래 서기 223년 삼국시대 오나라 손권이 유비와의 전쟁에 대비해 세운 망루였다. 현재의 황학루는 청나라 말에 소실된 것을 1985년 재건한 것이다.

옆에서 황학루를 보면 각 층의 처마 모습이 마치 황학이 날개를 펴고 나는 듯하다. 건물 안에 들어서면 10여m 높이의 타일로 만든 벽화가 눈에 띈다. 황학루의 전설과 관련된 그림이다. 옛날 중국의 8대 신선 중 한 명이 한 술집에서 공짜 술을 즐겼다고 한다. 술집 주인은 싫은 내색 없이 1년간 그를 환대했다. 신선은 밀린 술값을 대신해 황학 한 마리를 벽에 그려주면서 손뼉을 치면 황학이 밖으로 나와 춤을 출 것이라고 말했다. 입소문을 탄 술집은 크게 번성하고, 10년 뒤 돌아온 신선은 그 황학을 타고 떠난다. 주인은 이를 기념해 술집 자리에 황학루를 세웠다고 한다.

황학루는 층층마다 사방이 탁 트여 우한 시내 전경과 창장강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경치가 수려해 예부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시를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당나라 시인 최호(崔顥)의 칠언율시를 최고로 친다. 다음은 승에 해당하는 구절이다.

한번 간 황학은 다시 오지 않고(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흰 구름만 천 년을 유유히 떠 있네(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훗날 이곳을 찾은 이백(李白)이 시를 지으려다 이 시를 보고 이보다 뛰어난 시를 지을 수 없음을 개탄하며 붓을 던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중국 강남 3대 명루 중 하나인 황학루. 중국인들이 자금성과 더불어 생애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명소다.
우한에는 항저우의 서호(西湖)에 버금가는 도심 속 호수가 있다. 이름도 서호에 대비되는 동호(東湖)다. 서호보다 6배나 더 큰 자연 호수로 면적만도 88㎢에 달하며 6개의 유람구로 나뉘어 있다. 250여종의 진귀한 식물 270여만그루가 조성돼 있다. 초나라의 문화유적과 그림 같은 정원 등이 유명하다. 매년 이곳을 찾는 관광객만 2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동호 옆에는 후베이성박물관이 있다. 고대 청동기 유물부터 근대의 도자기까지 약 20만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2400년 전 중국 고대 예악기(禮樂器)인 ‘편종’, 와신상담 고사로 유명한 오나라 부차의 칼과 월나라 구천의 검이 전시돼 있어 흥미롭다. 이밖에 한국 명동의 4배 크기로, 유럽식 건물로 지어진 명품관·상가 등이 밀집돼 있는 한가(漢街)도 가볼 만하다.

우한=글·사진 이지혁 기자

◆여행정보=창장강을 중심으로 발달한 우한은 찜, 조림 등 민물생선 요리가 유명하다. 대표 간식은 야보쯔(오리의 목을 맵고 짜게 졸인 음식)와 러간몐(서민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는 비빔국수의 일종). 언스 시내 투자족 바만쯔민속미식촌 전통식당에서는 마신 술잔을 깨면서 식사하는 독특한 음주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중국 전문여행사 레드팡닷컴(www.redpang.com)이 언스대협곡을 중심으로 후베이성 대표 도시와 명소를 일주하는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에어부산이 특별전세기를 5일마다 운항한다. 부산에서 우한까지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요금은 5박7일 기준 79만9000원부터. (02)6925-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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