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내륙 최대 도시로 크기는 서울의 14배이고, 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한다. 창장강(長江) 중류에 자리 잡아 동서로는 상하이와 충칭, 남북으로는 베이징과 광저우를 연결하는 교통요지다. 후베이성 관광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우한을 둘러봤다.
창장강의 다리 중 가장 먼저 건설됐다는 창장대교를 건너면 악양루·등왕각과 함께 ‘중국 강남 3대 명루’로 일컬어지는 황학루(黃鶴樓)와 만난다. 높이 55.47m로 외부에서 볼 땐 5층이지만 내부는 9층으로 이뤄져 있다. 황학루는 원래 서기 223년 삼국시대 오나라 손권이 유비와의 전쟁에 대비해 세운 망루였다. 현재의 황학루는 청나라 말에 소실된 것을 1985년 재건한 것이다.
옆에서 황학루를 보면 각 층의 처마 모습이 마치 황학이 날개를 펴고 나는 듯하다. 건물 안에 들어서면 10여m 높이의 타일로 만든 벽화가 눈에 띈다. 황학루의 전설과 관련된 그림이다. 옛날 중국의 8대 신선 중 한 명이 한 술집에서 공짜 술을 즐겼다고 한다. 술집 주인은 싫은 내색 없이 1년간 그를 환대했다. 신선은 밀린 술값을 대신해 황학 한 마리를 벽에 그려주면서 손뼉을 치면 황학이 밖으로 나와 춤을 출 것이라고 말했다. 입소문을 탄 술집은 크게 번성하고, 10년 뒤 돌아온 신선은 그 황학을 타고 떠난다. 주인은 이를 기념해 술집 자리에 황학루를 세웠다고 한다.
황학루는 층층마다 사방이 탁 트여 우한 시내 전경과 창장강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경치가 수려해 예부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시를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당나라 시인 최호(崔顥)의 칠언율시를 최고로 친다. 다음은 승에 해당하는 구절이다.
한번 간 황학은 다시 오지 않고(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흰 구름만 천 년을 유유히 떠 있네(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훗날 이곳을 찾은 이백(李白)이 시를 지으려다 이 시를 보고 이보다 뛰어난 시를 지을 수 없음을 개탄하며 붓을 던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중국 강남 3대 명루 중 하나인 황학루. 중국인들이 자금성과 더불어 생애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명소다. |
동호 옆에는 후베이성박물관이 있다. 고대 청동기 유물부터 근대의 도자기까지 약 20만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2400년 전 중국 고대 예악기(禮樂器)인 ‘편종’, 와신상담 고사로 유명한 오나라 부차의 칼과 월나라 구천의 검이 전시돼 있어 흥미롭다. 이밖에 한국 명동의 4배 크기로, 유럽식 건물로 지어진 명품관·상가 등이 밀집돼 있는 한가(漢街)도 가볼 만하다.
우한=글·사진 이지혁 기자
◆여행정보=창장강을 중심으로 발달한 우한은 찜, 조림 등 민물생선 요리가 유명하다. 대표 간식은 야보쯔(오리의 목을 맵고 짜게 졸인 음식)와 러간몐(서민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는 비빔국수의 일종). 언스 시내 투자족 바만쯔민속미식촌 전통식당에서는 마신 술잔을 깨면서 식사하는 독특한 음주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중국 전문여행사 레드팡닷컴(www.redpang.com)이 언스대협곡을 중심으로 후베이성 대표 도시와 명소를 일주하는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에어부산이 특별전세기를 5일마다 운항한다. 부산에서 우한까지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요금은 5박7일 기준 79만9000원부터. (02)6925-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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