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보전 14년간 30조
하루가 급한 개혁작업, 일러야 2015년쯤 착수
공무원연금의 경우 적자에 따른 연금 고갈로 2001년부터 정부 보전을 시작했다. 첫해 559억원에서 2008년(1조4294억원) 1조원대에 진입했고 내년 2조원대에 들어서는 등 14년간 38배로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까지 공무원연금에 대한 누적 보전액은 무려 14조2658억원에 이르게 된다. 2001년 5514억원이었던 군인연금은 정부 보전액이 같은 기간 4.2배로 늘어나면서 누적액은 14조1539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2001년부터 내년까지 두 연금에 투입되는 국고 전망치는 총 28조4197억원에 달한다.
두 연금의 적자폭이 커지는 것은 매년 퇴직자와 연금지급액이 늘면서 수입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은 내년에 36만6000명에게 12조3612억원이 나간다. 올해보다 대상인원은 1만8000명, 지급액은 1조4424억원 늘어난 규모다. 군인연금은 내년에 8만5000명에게2조4297억원을 지출한다. 올해보다 대상인원과 지급액이 1000명, 1377억원 증가한 수치다.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연금 부채가 커지는 만큼 지급개시 연령조정 등을 포함한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금 혜택을 받는 공무원들은 개혁 작업에 소극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2015년 ‘재정재계산’ 작업을 벌이는 동시에 각계 의견을 모아 공무원연금 등의 구조를 바꿔 견실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재정재계산 제도는 5년마다 재정수지를 평가해 급여수준과 연금보험료 등을 조정함으로써 연금재정의 균형이 유지되도록 하는 장치다.
세종=박찬준·우상규·이귀전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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