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 이후로 우선주들의 과열이 다시 시작됐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우선주들의 급등세는 외국인자금이 아닌 개인투자자금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월 이후 외국인은 우선주보다는 대형보통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최근 우선주의 모습은 넓은 의미의 테마주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주의 잇따른 이상과열로 금융당국이 대책을 내놨지만 그 효과는 신통치 않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1일부터 우선주 퇴출제도 시행했다. 시가총액 5억원 미달 상태가 30거래일 계속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 지정 후 일정기간 동안 시가총액 5억원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된다. 불량 우선주를 솎아내 우선주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선주의 주가는 당국의 정책을 비웃듯 끝없이 올라가고 있다. 급등하고 있는 우선주 중 상당수가 관리종목이거나 관리종목에 처할 가능성이 큰 종목이다. 이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우선주는 코스피시장에만 19개에 달한다. 전체 33개 종목 중 절반이 넘는다. 이 중 동방아그로, SH에너지화학, 사조대림, 대창, 한솔아트원제지, 대구백화점 등 코스피 주가상승률 상위 10개사 중 9개가 관리종목에 올라 있다.
한국거래소도 위험을 수차례 경고했지만 실효성이 없다. 지난달 12일 한국거래소는 “최근 비정상적으로 단기급등하고 있는 관리종목 지정 우선주를 추격매수하는 경우 매도가 쉽지 않다”며 “상장폐지 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만큼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주는 거래량이 적어 언제든 주가가 급락할 위험성이 있다. 지난해 대규모 피해를 양산했던 테마주 사태가 우선주를 통해 다시 한 번 재현될 수 있다. 동방아그로, SH에너지화학, 사조대림 등 엄청난 주가상승을 보였던 우선주들도 주기적으로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부침이 심했다. 강현철 팀장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는 우선주의 주가가 뜨면 시장의 상승 흐름이 끝났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라면서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르므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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