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노출 위험에 고발 꺼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담합 등에 대한 신고포상금 제도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실제 포상금 지급액이 많지 않아 고발자의 신원 노출 우려를 상쇄하기 어렵고, 신고 후 포상금을 받기까지 1년 반이라는 장기간이 걸리는 점도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내년 신고포상금 지급에 3억8000만원, 제도 홍보에 8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이는 올해와 비교해 각각 1억4000만원, 1200만원 감소한 액수다.
이 사업의 내년 예산이 10% 이상 축소된 것은 포상금 지급액이 매년 줄어드는 등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신고포상금 지급액은 2008년 3억3545만원(299건)이던 것이 매년 줄어 2011년에는 2억5152만원(137건)으로 3년 만에 25%나 감소했다. 공정위는 2011년 담합 신고포상금 지급한도액을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계열사 간 부당지원 신고포상금은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렸다. 그런데도 2012년 신고포상금은 되레 1억8691만원(198건)으로 전년보다 급감했다. 포상금 상한액이 30억원으로 한 차례 더 올랐지만 올해 8월까지 지급액은 9091만원(132건)에 그쳐 연간 지급액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신고포상금 제도가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낮은 지급액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신고포상금은 과징금 규모, 지급 기준, 증거 수준 등에 따라 산정된다. 상한액은 현재 최대 3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1인당 평균지급액은 100만원 안팎 수준이다. 1인당 평균지급액은 2008년 112만원이던 것이 2011년 184만원으로 늘었으나 지난해 94만원, 올해 8월까지 69만원으로 줄었다. 담합 등을 저지른 전현직 임원이나 거래업체, 관계자 등이 신원 노출의 위험을 무릅쓰고 고발자가 되도록 유인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한 수준이다.
신고하고 포상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긴 것도 걸림돌이다. 2010년 신고에서 포상금 지급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411일이었으나 2011년 479일, 지난해 523일로 점점 길어지고 있다. 올해는 8월까지 508일이 소요됐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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