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로 고공 행진중인 '별에서 온 그대'가 때 아닌 표절 논란에 휩싸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지난 20일 만화가 강경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별그대'가 지난 2008년 연재를 시작한 자신의 만화 '설희'와 구조적으로 비슷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것.
만화 '설희'와 '별그대'는 두 작품은 모두 광해군 일기 속 역사적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광해군 일기에는 광해군 1년(1609) 8월 25일 간성과 원주, 강릉에서 오전 10시께 이상한 물체가 발견됐다는 글이 실려 있다.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이 매력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허구의 이야기들을 덧붙였다.
'설희'는 어린 시절에 도와준 주인공과 몇 백 년 전의 얼굴이 똑같은 전생의 인연을 찾아 한국에 오게 되며, 미국에선 어린 시절에 만난 인연의 남자가 자라서 세계적 무비 톱스타가 되는 줄거리다.
'별그대'는 400년 전 지구로 내려온 외계인이 조선시대 만난 여자를 2013년 현대에서 다시 만난다는외계인 도민준(김수현)과 톱스타 천송이(전지현)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만, 사극의 단골소재가 된 허준, 정도전, 광해군, 인현왕후, 장희빈이 등장하는 사극은 모두 서로 표절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새롭게 창작하는 것 자체가 표절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과거의 사실을 토대로 새롭게 창작하는 것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늘 상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표절논란이 시작된 '설희'와 '별그대'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설희'강옥경 작가의 주장 대로라면 판타지 소설에서 아더왕을 소재로 만든 수 많은 작품들도 최초 작품 외에 모두가 표절이 되는 셈이다.
영국의 건국신화 아더왕 이야기는 우리도 잘 아는 이야기다. 예수를 소재로 다룬 영화 역시 첫 작품 외에는 후속작은 모두 표절이란 이야기가 된다. 조선 건국사를 소재로 한 사극역시 마찬가지다.
역사적 사실을 먼저 작품에 도입했다고 이에 대해 저작권이 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것이 많은 사람의 의견이다. 강옥경 작가가 광해군 시대 UFO등장을 가장 먼저 작품에서 재해석했지만, 그렇다고 그 역사적 사실을 다른 작가가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역사적 사실은 저작권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나온 드라마는 기존 작품의 장점을 더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변화를 준 것이 많다. 인간의 사랑과 삶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영화와 드라마는 비슷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별그대' 제작진에 따르면 표절논란 이후 박지은 작가는 표절시비가 또 붙을까봐 집필도 하지 못하고 사흘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링거만 맞고 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남 김수현(도민준)과 천방지축 한류여신 전지현(천송이)이 펼치는 기적과 같은 로맨스를 그린 '별에서 온 그대'는 3회만에 자체최고시청률 19.4%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연예뉴스팀 e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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