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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전세는 안녕하십니까] 부동산 애물단지 전락→일본식 장기침체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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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04 06:00:00 수정 : 2014-02-04 15: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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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주째 전세금 ↑… 상승폭도 역대2위
안전자산이던 전세금이 위험자산으로
전문가 “심각한 디플레 압력에 노출”
새해 벽두부터 전셋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전세대란이 일본식 장기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조사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격은 지난 1월 20일 현재 74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작년 말에 비해 0.62% 올랐다. 최근 한국은행도 1986년 국민은행의 월별 전세가격 조사가 시작된 이후 12개월 이상 전세가가 계속 오른 상승기가 5차례 있었다면서 최근의 상승세는 역대 최장인 58개월째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승폭도 37.7%로 1980년대 후반(1987년 2월∼1988년 9월)의 40.4%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전세대란은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가 사라진 가운데 향후 전반적인 경제여건도 상승을 뒷받침하기 어려운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세입자로서는 집값 하락 혹은 자금부족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전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때 집주인은 자산가치 방어수단으로 전셋값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주택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경우 과다한 전세수요가 심화하고 전세가가 결국 매매가를 웃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은 이어 “전세대란은 고령화와 소득감소, 자산가치 하락과 같은 우리 경제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현실화하는 심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는 우리 경제가 심각한 디플레이션 압력에 노출돼 있음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자칫 가계자산의 80%를 차지하는 부동산이 애물단지로 전락해 금융과 실물부문이 동반침체해 결국 일본식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전세품귀현상이 갈수록 확산되는 가운데 전세제도가 차츰 사라져 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중개업소가 밀집해 있는 한 상가.
세계일보 자료사진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과거 안전자산이던 전세금이 이제 위험자산으로 변하고 있으며 집주인의 부실이 세입자에게 이전되고 있다”면서 “향후 금리인상 때 전세대란이 가계부실이나 소비침체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임대보증금 가구수 등을 근거로 작년 6월 말 현재 전세금이 400조∼500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또한 세입자가 갚아야 할 전세자금 대출 규모도 2009년 말 33조5000억원에서 작년 6월 말 60조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임광규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 과장은 “세입자의 대출의존도가 높아지고 전세금 마련 부담도 커지고 있다”면서 “주택매매 부진이 계속될 경우 전세가격의 추가상승이 촉발돼 주택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주춘렬(팀장)·나기천·김예진·조병욱 기자 investigati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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