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와 구민주계 대리전
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등을 지낸 윤 후보는 ‘시민운동의 대부’로 불린다. 안 대표가 “광주의 박원순이 될 수 있다”고 말한 이유다. 광주 토박이로 5·18기념재단 창립이사로 활동하며 광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인정받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는 당의 후보라는 점과 시민운동 경력 등을 알리고 ‘새정치’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의 지지도 등에 업었다. 다만 경쟁자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행정경험 부족, 전략공천에 대한 거부감이 걸림돌이다.
강 후보는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된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내무부 세정과장과 지방기획과장, 행정과장, 청와대 행정비서관 등을 지냈다. 농림수산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지내며 행정의 꼭짓점을 찍었다. 그는 현역 프리미엄과 지역 내 조직력을 앞세워 3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지켜왔다. 시장 재임 중 크고 작은 비리로 광주시가 다섯 차례나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강 시장 측은 “압수수색에도 기소 한 번 안 됐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세제 전문가’로 꼽힌다. 행시 합격 후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국세청장, 재경부 세제실장 등 세제 핵심 부처를 경험했고 행정자치부 장관,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정경험과 전문성에다 세 번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정도로 도덕성까지 갖췄다는 점이 무기다. 거부감 없는 안정적 이미지로 표의 확장성이 높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인지도에서 강 후보에게 밀리고 조직력에선 윤 후보에게 뒤지는 게 약점이다.
◆박빙승부 예고… 단일화가 변수
세 후보 간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윤 후보가 상승세를 타며 강, 이 후보를 추격하는 흐름이다. 공중파 3사·리서치앤리서치 등이 전날 공개한 공동 여론조사(800명 대상으로 지난 17∼19일 실시,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4∼3.5%포인트) 결과 강 후보 25.7%, 윤 후보 21.2%, 이 후보 18.0%로 나타났다. 전략공천에 물음표가 찍혀 있는 셈이다.
남은 기간 성패를 가를 변수는 단일화다. 단일화 불발로 3자 대결이 이뤄지면 광주시민이 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단일화 성공으로 양자대결이 벌어지면 윤 후보가 불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반면 단일화에 패한 후보 측 인사 상당수가 윤 후보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 후보 캠프 측은 “전략공천이 부당한 만큼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면서도 “3자 대결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 측은 “단일화에는 이견이 없다”며 “이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 다른 후보 지지자의 표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광주는 시민 113만명 중 23만명이 새정치연합 당원이다. 유권자 5명 중 1명꼴이다. 당원들이 전략공천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도 변수라는 것이다. 사실상 안 대표와 구민주당계의 대리전인 이번 선거에서 윤 후보가 낙선하면 안 대표로선 큰 부담이다.
야권 후보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재 후보는 광주상고 출신으로 초·중·고교 교사를 거쳐 광주교대 총장을 역임한 교육자로 2010년엔 광주 교육감선거에 도전한 바 있다. 현재 새누리당 광주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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