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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꼴찌’ 박칠성, 경보 50㎞ 金보다 값진 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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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01 20:59:40 수정 : 2014-10-02 03: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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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올림픽 20㎞ 최하위 수모 딛고
경보 사상 첫 ‘지옥의 레이스’ 2위 쾌거
한국 경보의 베테랑 박칠성(32)이 메이저대회 꼴찌에서 강자로 환골탈태했다.

박칠성은 1일 인천 아시안게임 경보 남자 50㎞에서 사상 첫 은메달(3시간49분15초)을 따냈다. 앞서 남녀 20㎞ 경보에서 김현섭(29)과 전영은(26)이 모두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박칠성까지 은메달을 수확하면서 한국 경보는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경보 3개 부문 모두 시상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박칠성이 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보코스에서 열린 ‘지옥의 레이스’인 남자 경보 50㎞ 경기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박칠성의 은메달은 한국 육상의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악물고 1년 넘게 지루한 재활을 버텨낸 값진 결과다. 그는 “지난해 5월 경기 중 발등을 다친 뒤 재기하기 위해 1년 반 동안 아시안게임만 바라보며 열심히 참고 훈련했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재기에 성공했지만 박칠성은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는 “사실 목표는 금메달이었는데, 내 몸이 은메달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3시간 41분대 선수와는 역시 기록 차이가 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박칠성은 한국신기록(3시간47분13초)을 세우며 7위에 올라 ‘톱 10 진입’에 성공했다. 이듬해 런던올림픽에서는 3시간45분55초(13위)로 자신의 한국 기록을 또 깼다.

하지만 박칠성의 첫 메이저대회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20㎞ 경보에 출전한 박칠성은 완주한 41명의 선수 중 꼴찌(1시간32분41초)로 들어왔다.

박칠성은 꼴찌로 남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2013년 발등을 다치고 석 달 뒤 치러진 8월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 꼴찌로 완주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대신 박칠성은 부상을 다스리며 2014년 10월1일을 목표로 꾸준히 걸었다. 그리고 이날 꼴찌가 아닌 은메달리스트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았다.

인천=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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