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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없는 평화사회 건설이 평생 목표”

관련이슈 '한국판 노벨상' 선학평화상

입력 : 2015-06-09 19:01:24 수정 : 2015-06-10 15: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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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두구 비제이 굽타 박사 인도 콜카타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Modadugu Vijay Gupta·76) 박사는 양식 어종을 개량함으로써 획기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동남아 지역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청색혁명’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가난하고 배고픈 이들에게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자립과 자활의 기적을 이뤄낸 ‘동남아 빈민들의 성자’로도 불린다.

굽타 박사는 인류의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바다에 있다고 보고 물고기 어종을 개량하고 양식 기술을 보급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수산양식을 통해 저비용 동물성 단백질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그는 1960년대부터 동남아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저지대 침수환경에 적합한 어종을 연구·개발했다. 1980년대 말 방글라데시의 탁하고 얕은 물에서도 생존력이 강한 ‘틸라피아’, ‘실버 바브’ 등의 어종을 발견했다. 굽타 박사의 도움으로 방글라데시는 1986년 17만t에 그치던 어업 생산량을 2005년 85만t으로 늘리는 성과를 올렸다.
제1회 선학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 박사(왼쪽 두번째)가 지난해 6월 ‘식량안보와 영양을 위한 지속 가능한 어업과 수경재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함께 작성한 세계식량안보위원회 소속 고위 전문가 패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세계식량안보위원회 제공

굽타 박사는 동남아 기아와 영양실조를 해결하기 위해 빈민층과 함께 생활하면서 저비용·고효율의 양식기술을 개발해 보급해 왔다. 한 연못에서 다어종 물고기를 양식하는 ‘혼합양식법’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어업과 농업을 통합하는 ‘어업·농업통합방식’ 등을 개발했다.

그는 현지 지역공동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이 양식기술을 가난한 이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노력했다. 땅이 없는 가난한 농부 5∼10명을 한 그룹으로 만들어 양식기술을 가르치며 자활의지를 길러주고 초기비용과 양식장을 무상지원해 자립 기반을 닦아줬다.

굽타 박사는 동남아에서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에게도 적극 양식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인권을 향상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특히 여성의 사회 참여에 부정적인 지역 종교지도자들을 만나 설득하고 지역단체들과 협력해 여성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과 땅을 지원받게 해 줬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어류 양식업 종사자 중에서 60%가 여성일 정도다.

굽타 박사는 2000년부터 아시아를 넘어 세계 기아의 최전선인 아프리카 지역에 알맞은 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굽타 박사는 이 같은 공로로 2005년 식량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식량상’을 수상했다.

굽타 박사는 8일(현지시간) “선학평화상위원회가 평화 세계의 필수 조건으로 식량안보와 생태보전, 사회경제 발전의 중요성을 꼽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개인 공로를 인정해 준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면서 “제 평생 목표는 굶주림과 가난을 줄여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번 수상은 이 목표로 나아가도록 새 에너지를 줬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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