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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구조조정 '코앞'…부동산·조선 등 취약

입력 : 2015-11-18 17:22:41 수정 : 2015-11-18 17: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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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향은 제한적일 듯…내년 ‘우려’
대손충당금 부담 2조 넘을 수도
유암코가 곧 첫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코앞에 다가오는 분위기다.

특히 부동산, 운수, 조선 등이 취약업종으로 꼽혀 이들 기업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많은 은행일수록 대손충당금 부담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당장 올해 영향은 제한적이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손충당금 부담이 닥쳐올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게 불어나는 한계기업

최근 수년간 한계기업 숫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신용위험도 C∼D등급, 즉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이 총 175개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0개 증가한 수치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의 512개사 이후 6년만에 최대 규모다.

부실 징후는 있지만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C등급은 70개사로 전년 대비 16개 늘었다. 경영정상화 가능성도 없는 D등급은 105개사나 돼 지난해보다 34개 증가했다.

올해 9월말 현재 금융권이 이들 175개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빌려준 전체 신용공여액은 2조2000억원으로 은행의 대손충당금 부담은 450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기업평가에 의하면, 조선, 운수, 철강, 기계 등 취약업종들의 한계기업 비중이 최근 수년간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 2009년 6.1%였던 조선업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18.2%로 3배 가까이 치솟았다.

같은 기간 철강업 한계기업 비중도 5.9%에서 12.8%로 2배 넘게 상승했다. 조선업은 13.3%에서 22.2%로, 기계업종은 5.2%에서 8.9%로 각각 8.9%포인트 및 4.7%포인트씩 올랐다.

부동산업종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 2009년 29.7%에서 지난해 26.7%로 3%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도 국내 2000대 기업 가운데 약 5.9%인 117개사가 부채비율 200% 이상,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등 3대 악재에 직면해 ‘위험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CXO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2000대 기업 중 지난해 부채비율 200%를 넘은 곳은 295개사(14.8%)나 됐다. 통상 제조업에서는 부채비율이 200% 이하여야 재무구조가 건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 200~300%는 108곳, 300% 이상 기업은 56곳, 400%가 넘는 기업은 93곳이었다. 자기자본이 잠식된 기업도 38곳에 달했다.

또 2000대 기업 중 영업손실을 본 기업은 494개사(24.7%)에 이르렀다.

영업이익은 올렸지만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616개사(30.8%)로 더 많았다.

특히 부채비율 200% 이상에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모두 기록한 기업도 총 117개사에 달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내년 은행 경영 악화 우려

이처럼 위험한 기업들에 대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은행의 대손충당금 부담이 급증할 위험이 크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은행의 총여신 1000조1000억원 가운데 건설, 조선, 부동산, 철강, 해운 등 취약업종여신은 96조1000억원으로 9.6%를 차지했다.

분식회계로 물의를 빚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만 해도 은행권의 총 익스포저가 약 24조원에 이른다.

은행별로는 수출입은행이 12조4698억원으로 가장 많다. 그 외 산업은행 4조1330억원, 농협은행 1조6339억원, KEB하나은행 9777억원, 국민은행9570억원, 우리은행 8132억원, 신한은행 4267억원 등이다.

김정현 한기평 전문위원은 “채권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재분류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뿐만 아니라 한계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액을 모두 합치면, 총 2조152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은행지주회사 당기순이익 6조 1449억원의 35%에 달하는 액수다.

다만 올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한계기업 숫자가 매우 많고, 그들에 대한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올해 안에 구조조정이 대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4분기에는 은행들이 만약을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두텁게 쌓는다”며 “올해도 4분기에 늘어나는 대손충당금은 평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이미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지난해보다 꽤 늘긴 했지만, 충격적인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암코가 선정할 예정인 1호 구조조정 기업은 5곳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유암코는 내년 중 최대 10곳의 기업을 뽑는 등 금융당국과 함께 정기적으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할 방침이다.

특히 사모펀드를 조성, 자기자본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 중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를 대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이다.

유암코에 출자한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8곳의 주주은행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업회생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선정기준으로 삼아 인수기업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한계기업 구조조정 여파가 몰아닥칠 가능성이 크다. 거액의 대손충당금 발생으로 인해 수익의 급감은 물론 자칫 경영 악화까지 염려된다. 

김 전문위원은 “자본완충력이 취약한 은행일수록 위험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완충력이 취약한 은행으로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등을 꼽았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취약업종여신이 23조2000억원에 달해 개별은행 중 규모가 제일 컸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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